2011년 9월 11일 일요일

펜탁스 K10D와 함께한 사진 입문의 추억(스크롤 압박)

지난 식목일.... 불과 5개월 조금 넘었는데....
그때즈음 갑자기 DSLR의 뽐뿌를 받아서 여친님의 자문을 구해 DSLR의 흙탕물에 발 담그게 되었다.

심사숙고 끝에 결정한 모델은 펜탁스 K10D (흔히 캔디라고 부른다).

이 때의 일은 새로운 흙탕물에 발 담그다 (DSLR) 여기서 다시 보실라면 보시고...

하여간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K10D라는 모델이 썩 그렇게 좋은 기종은 아니지만, 너무나 뻔한 기능, 너무나 사용하기 편한 인터페이스 덕분에 "사진을 찍는다"는 취미생활에 입문하기에는 정말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가격도 아주 많이 저렴하고...)



그럼 이쯤에서 대체 뭐가 그렇게 뻔하고, 뭐가 사용하기 편한지 한 번 둘러보자. (별 거 없다... 진짜로..)



손떨림 방지 기능을 나타내는 SR 엠블럼의 옆에 있는 동그란 버튼은 렌즈 분리 버튼이다.


슈팅 포즈에서 왼손으로 그대로 조작이 가능한 세 버튼. 맨 위가 플래시, 중간이 RAW 모드 변경(모드 설정 가능), 아래가 자동초점-싱글, 자동초점-연속, 수동초점 조절 노브.


모드 다이얼.

K10D는 "풍경모드"니 "인물모드"니 "매크로모드"니 하는 다양한 프리셋 모드는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
(이런 모드를 지원하지 않은 덕분에 있는 기능만으로 사진을 찍다 보니 사진 자체를 이해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된 듯도 하다)
USER 모드(프리셋 설정 가능), 완전 자동 그린 모드, 하이퍼 프로그램 모드, 감도 우선 모드, 셔터 우선 모드, 조리개 우선 모드, 셔터/조리개 우선 모드, 수동 모드, 벌브 모드, 동조 모드...
K10D 이후의 다른 펜탁스 바디가 다 그렇듯이, 하이퍼 프로그램 모드에서는 앞 뒤 아무 다이얼이나 돌리면 자동으로 모드가 쉬프트 돼서 원하는 설정으로 변경할 수 있다.

바로 밑에 붙어있는 것은, 측광 선택 다이얼인데, 피사체의 밝기 특성에 따라 셋 중 적당히 골라 쓰면 된다. 개념이 없을 때에는 이런 버튼이 왜 있는지 몰랐는데, 순간 포착해서 노출 맞추고 할 틈이 없을 때에는 이런 기능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었다......

바디 뒷면에 종이 몇 장 겹쳐진 것 처럼 된 버튼은, 퀵 드라이브 버튼으로, 싱글로 찍다가 갑자기 연사를 날릴 필요가 있을 때 꾹 누르고 드라이브 긁으면 연사가 철컥철컥 찍힌다.


왼쪽의 덮개를 열면 외부 연결 포트가 있다.
릴리즈, 통신, 전원 케이블 연결 단자가 보인다. 제품 구입할 때 따라오는 전용 케이블을 사용하면 PC/VIDEO 포트에 연결해서 컴퍼짓 영상 케이블을 연결해서 TV에서 화면을 볼 수도 있다.
릴리즈는 없어서 써보질 못했고...
PC/VIDEO 포트에 연결하는 전용 데이터 케이블로 맥북에 연결해서 사진을 땡겨오곤 하는데, SD카드가 고속이라면 이 케이블보다는 SD카드를 빼서 컴퓨터에 바로 연결하는 게 더 빠르....더라;;

LCD 창의 옆에 있는 버튼은 위부터 메뉴, 삭제, 정보, 재생 버튼이다.


메뉴는 대충 이런 식으로 생겼고, 조금 뒤적거려보면 무슨 기능인지 금방 알 수 있다. (매뉴얼을 뒤적여 보는 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겠지만, 메뉴가 하도 적어서 그냥 조금 뒤적거려보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슈팅 포즈일 때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조작하는 버튼 모음.
사진 볼 때 확대 축소를 담당하는 후면 다이얼, 노출 고정 버튼, 노출 조정 버튼, 자동초점 버튼, 측거점 선택 다이얼, 4방향키와 OK 버튼(하도 많이 눌러서 좀 닳았다;;), 펑션 키와 손떨림 방지 on/off 레버가 있다.
아주 조금만 익숙해 지면 슈팅 포즈에서 필요에 따라 그냥 그대로 조작할 수 있다.


오른쪽에 있는 open이라고 써 있는 레버는 SD카드 슬롯 커버 레버인데, 손잡이를 들어서 반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측면의 커버가 열린다.
이렇게.
뚜껑에 메모리 카드 넣는 방향이 있으니 그냥 잘 보고 넣으면 된다. 카드를 빼려면 걍 카드를 꾹 누르면 튀어나오는 방식.
현재 알려진 바로는, SDHC 32GB까지 사용할 수 있다.
고성능 SDHC 카드를 사용하면, 연사속도가 향상된다!
카드를 빼거나 전원을 끌 때에는 레버 옆의 흰색 창이 오렌지색으로 불이 켜져 있지 않을 때에만 하도록...


손떨림 방지 기능을 사용했는데, 렌즈가 자동 초점 렌즈가 아닐 때 전원을 켜면 나타나는 화면. 렌즈의 초점 거리를 직접 입력받아서, 그에 맞는 손떨림 방지 기능을 구현한다.



전원 레버/셔터 버튼 옆에는 피사계 심도 미리보기 모드가 있다. 철컥 당기면 심도 미리보기를 할 수 있는데..... 디지털이라서 그런지 걍 찍어서 리뷰하고 마는 습관이 있다 보니 잘 안쓰게 되는 기능이더라.. 하여간 있긴 있다.
전원  레버 옆에 있는 녹색 점은 그린 버튼.
매뉴얼 모드에서 노출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버튼이다.
이 버튼 덕분에, 오래된 펜탁스 수동 렌즈, 필름 카메라용 렌즈들을 마운트 해서 사용하더라도 아주 쉽게 노출을 맞출 수 있다. Just touch...


정보창 LCD는 큰 편은 아닌 듯 하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것들은 다 보인다.... 뒷면의 노출 조정 버튼을 누르면 야간에 정보창에 녹색으로 불이 켜진다.


오른손 검지손가락으로 만지게 되는 전면 다이얼.
전면 다이얼과 후면 다이얼의 조합으로, 아주 쉽게 원하는 방법으로 노출을 조정할 수 있다.
세월이 흘러서 가격이 떨어졌을 뿐이지, 그 당시 펜탁스의 중급기였다..... 요즘 나오는 보급기의 성능은 확실히 올라갔지만, 싱글 다이얼로 불편해서 어떻게 매뉴얼 촬영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바닥에는 배터리 뚜껑과, 세로그립 단자 커버(고무), 삼각대 부착구가 있다. 그냥 다들 있는 그런 것...



바디 커버는.... 그레이 카드 대용으로 써도 OK!

이쯤에서 K10D의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 보자.



펜탁스 K10D의 장점

세월이 흘러서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다. 현재 중고 거래 시세는 20만원 이하...

당시의 중급기. 플래그십 모델인 K-7 출시 전에는 135 크랍 펜탁스 DSLR 중에서는 가장 고급 모델이었다. 얼마나 고급 모델이었는고 하니.... 캐논 5D 경쟁상대로 사람들이 생각할 정도...?(캐논 5D는 지금 생각해도 풀프레임이라는 점 빼고는.... K10D에 비해 뭐가 장점인지 잘 모르겠다;;)
중급 모델에만 들어가는 특징(약속은 아니지만 대체로), 투 다이얼. 매뉴얼 촬영할 때 원 다이얼로는 아무래도 원활하지 못하다.

손에 착착 감기는 인터페이스의 편리함.
이건 써 봐야 알 수 있는 문제겠지만..... 정말 쓰기 쉽고 적응하기 쉽다.
이 인터페이스는 K20D에 그대로 계승되었다.
K-7은..... "왜 저 버튼이 여기에 없고 저기에 붙어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거덩....

요약하자면, 싸면서도 쓰기 편하고 안되는 게 없다...는 정도?(동영상은 제외)

부록으로, 세로그립/배터리 등의 악세사리가 후속기인 K20D와 호환된다는 정도...?

아, 바디 내 손떨림 방지 기능이 대략 두 스탑 정도의 노출을 커버할 수 있다고 하는데.....
"렌즈에 따라, 내공에 따라 편차가 크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어떤 200mm 렌즈에서는 손떨방이 한 스탑만큼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어떤 320mm 렌즈에서는 손떨방 덕분에 대여섯 스탑을 커버해 주는 경우도 있었다.

이 외에 필름바디용 렌즈가 100% 다 호환이 된다거나, 중고 렌즈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좋은 사진을 뽑아주는 게 많다거나, 그린 버튼이 활용도가 높다거나, 초록색의 발색이 좋다거나... 뭐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이런 것들은 K10D의 장점이 아니라 "펜탁스 DSLR"의 공통된 장점이니 그냥 생략하도록 하겠다.



펜탁스 K10D의 단점

1. 고감도 노이즈 대박
치명적일 정도로 고감도 노이즈가 심하다. 현실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감도가 ISO 400 정도가 한계. 그 이상이 되면 노이즈가.... 장난이 아니다 ㅠㅜ

2. 1020만 화소
고수는 연장 탓을 하지 않는다고 했나? 그래서 나같은 허접은 장비 탓을 한다. 찍다 보니.... 화소가 부족한 걸 알게 모르게 느끼게 됐다... 특히 달 찍을 때.... ㅠㅜ

3. 인공지능 오토 화이트 밸런스
얼마나 인공지능이냐면.... 화밸만 오토로 놓고 연사로 찍었는데 화밸이 막 도망다닐 정도.... -_-;;;
K20D도 이 부분은 아주 약간 개선되었을 뿐인데, 아마도 이 문제때문에 결국은 K-7으로 가게 될 듯 하다... K-5 이후에 신 기종이 화밸 제대로 좀 잡아준다면 고려해 보고...

4. 느린 AF
펜탁스의 다른 DSLR들이 다 그렇듯이, AF가 느리다. 그런데, 신형 기종들에 비하면 특출나게 더 많이 느리다.

5. 끔찍한 JPG 엔진
천만 화소가 넘는 사진을 찍었는데 용량이 불과 수백 킬로바이트....? 대체 내부에서 손실률을 얼마로 잡아야 저런 용량이 나오는건가..... 결과물도 용량만큼 끔찍하다. 그 외에 JPG 전용으로 사용되는 각종 전용 모드들도 아무 것도 없다.(차라리 잘 됐다 -_-;)
이 문제는 그냥 RAW로 저장하는 수 밖에 없다;;
RAW로 촬영시, 8GB 메모리에 대략 500장 전후 저장할 수 있다.





이쯤에서 싸구려 렌즈로 초보가 찍어본 K10D의 사진들을 둘러보도록 하자.
사진은 원본을 다운로드 받으면 EXIF 정보가 나온다. (어디서 찍었는지 GPS 좌표도 들어가 있다)
렌즈 정보가 자세하게 나오지 않은 것은,
조리개값이 없거나 0으로 표시된 것은 SMC Pentax M 35-70mm f2.8-3.5
A Lens 라고 나오는 것은 Pentax A 70-200mm f4.0 되겠다.


제2자유로 북상중에 창밖으로 들이대 촬영+떡보정




건프라. 배경은 47인치 TV에 화면 띄워놓은 것

SMC

성산대교


가로로 찍고 세로로 돌리기

















하여간....
캔디와 함께 참 즐거운 5개월이었다...

댓글 4개:

  1. SDHC 32G 메모리 호환 정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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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별말씀을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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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늘 펜탁스 구매했는데 모르는게 너무많네요 ㅠㅠ 자주 방문할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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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펜탁스가 마이너 브랜드이긴 하지만, 이런 저런 매력이 많이 있는 장비가 잔뜩 있으니 찬찬히 즐겨보시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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