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6일 일요일

서큐버스 날개를 만들었습니다.


대체 언제 쓴 글인지 기억도 안 나는 씰온라인 팬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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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아가씨, 이것좀 볼테야?"

순간 노출증 변태인줄 알았다. 일명 바바리맨이라고도 하던가~

라임마을 한구석에서 만난 그 변태(이미 변태가 된건가!!)는 품에서 얄구진 문양이 그려진 자그마한 스크롤을 꺼냈다.

스크롤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짧다. 비싸게 받으려는 듯 제대로 보여주지도 않고 그저 어렵게 입수했다는 점만 계속 강조하는 그 마법사... 살때는 최대한 싸게 >ㅁ< 가 나의 모토이기 때문에 일단 흥정에 들어갔다.

"뭐에 쓰이는 건데요?"

"이게 말이지~ 글쎄 내가 목숨을 걸고 큰 타란툴라들을 잡아서 구해온 것 아니겠어~"

"그러니깐 뭐에 쓰는 물건이냐구요"

"사방에서 용암이 펄펄 끓고 타란툴라 퀸이 그 우산으로 날 밀쳐낼 땐 정말 긴장했다구~"

"수고하세요..." (간다)

"이봐 아가씨! 알았어 알았어.. 이건 말이지..."

(계속 간다)

"알았어 싸게 줄게 싸게!"

어느새 그 마법사의 턱 밑에서 눈을 초롱거리는 나... (이런 버릇이 싫다 ㅠ_ㅜ)

"흠흠... 이건말야, 자네보다 까마득히 레벨이 높은 바일에게서 떨어지는 날개를 만드는 비장의 제조서라네...."

"오오~"

"이런 제조서가 얼마나 비싼지는 알고 있겠지? 비싼건 수백만세겔이나 한다구!!"

"하나 값에 두개 줘요"

"네?"

"하나 값에 두개 줘요"

"저... 저기.... 이봐 아가씨..."

"싸게 준다면서요... 뭐야 별로 안싼거야? 그런거야? ㅠ_ㅜ/"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되겠다!!

"알았어.. 싸게 줄테니 일단 어떤 물건인지 설명이나 마저 하게 해 줘.... ㅠ_ㅜ"

됐다!! >ㅁ<

"아가씨는 꿈을 지배하는 악마들을 알고 있나?"

몽마.... 나이트메어를 말하는건가? 쉴츠에는 나이트메어가 없을텐데? 여름 특집 호러 이벤트 몬스터가 있었나? +_+

"바로 무시무시한 인큐버스와 서큐버스라네. 레벨 70이 넘는 무서운 바일들이지."

"그러니깐 인큐버스 날개를 만들 수 있는 스크롤을 파신단 말씀이시죠?"

"아니. 서큐버스날개"

"수고하세요" (간다)

"두장에 백만세겔!!"

샀다...

서큐버스 날개라고 하면 인큐버스 날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찬밥 취급을 받는다. 인큐버스 날개가 우수한 탓도 있지만, 서큐버스 날개도 사람들이 아는 것처럼 아주 몹쓸 물건은 아니다.. 우리 길드의 한 언니도 서큐버스날개를 쓰고 있는데, 옆에서 보니깐 폼나기만 하더구만 >ㅁ<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큐버스 날개의 가격은 고작 삼십만세겔 안팎이었다. 그러던 것이 가리엘의 날개와 마리엘의 날개를 만들 때 서큐버스 날개와 인큐버스 날개를 개조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과 함께 가격 폭등! 현재 서큐버스 날개의 가격은 무려 이백만세겔을 넘기에 이르렀다.

하여튼... 서큐버스 날개 제조서를 장당 오십만세겔씩 주고 두장을 산 것이다.

한적한 엘림마을 여행사 뒤편에 자리를 깔고 앉아서 내용을 읽어봤다.

"어디 보자아~ 필요한 재료가 뭐가 있을까나아~ 주재료로 윈디한테 빼앗은 날개를 쓰고... 박쥐의 이빨이 60개에다가 스컬로의 뼈가 40개.... 바람의 마음이... 이게 몇개야? 50개? 60개? 뱀파이어의 문양이랑... 이것도 제대로 안보이네... 스크롤 상태 참 안좋네~ 마지막으로 행운의 카드 10개"


일단 가장 구하기 쉬운 박쥐의 이빨을 준비해야겠다.

대충 짐을 꾸려서 엘림 북쪽문으로 나와 비행돼지들을 만날 때까지 미미르강 상류를 향해 걷고 또 걸었다... 해가 하늘 저편으로 넘어갈 즈음에야 저 멀리 비행돼지들이 꿀꿀거리며 비행을 저지르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비행돼지. 엄청나게 약한 녀석이다!!

3단계로 강화한 몽키스패너로 살짝만 휘둘러도 온몸이 다 찌그러지면서 소멸해버린다. 힘 조절하기도 어렵다. 이런 녀석한테서 이빨을 잔뜩 뽑아내야 한다.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 때 쓰이는 재료로 사용할 이빨들이라서 금이 가거나 피가 묻어도 안된다. 크기도 균일한 것들로 모으는게 좋고 색이 너무 누렇거나 치석이 끼어 허옇게 가루가 묻어나는 것도 안된다. 장인의 재료 선별이란 이렇게 엄중한 것이다.

일단 목표량은 200개. 서큐버스 날개 제조서 두장 뿐 아니라 예전에 구해둔 인큐버스 날개 제조서에도 박쥐의 이빨이 많이 쓰인다고 나와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리를 잡으면 마음에 드는 이빨 하나를 뽑을 수 있을까 말까 하는데, 가끔 몽키스패너가 이빨을 몽땅 부러뜨리기도 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건질 수 없는 일도 있다. 이런 경우를 '꽝'이라고 한다나~

이빨을 열개 정도 모았을 때 방금 잡은 비행돼지의 입안에서 이상한 이빨을 발견했다. 다른 이빨보다 상당히 크고 길다. 이빨 주변에 붉은 색으로 연륜같은 줄무늬가 있는 것이, "흡혈송곳니"가 분명했다!! 운이 좋게도 이날 흡혈송곳니를 모두 열 다섯개 뽑았다.

이빨을 담은 짐이 무거워지고 있다는걸 느낄때쯤, 한녀석이 이상한 무기를 떨어뜨렸다. 쇠스랑이었다... 이녀석, 농부였구나... 다른 녀석들은 대체로 다른 동물을 잡아먹곤 하지만 농부돼지는 농사를 지어서 연명하기도 하는 특이한 녀석이다. 오늘 이런 녀석을 두마리나 만나서 쇠스랑 두개 접수 +_+ 농부돼지의 쇠스랑은 머리 나쁜 광대들이 초반에 사용하거나, 펫 진화 아이템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비교적 비싸게 팔 수 있다. 오늘 뜻밖의 득템 >ㅁ<

짐이 박쥐의 이빨로 거의 꽉 찼다. 더이상 짐을 늘리는건 무리다... 마을로 돌아가기 위해서 몽키스패너에 묻은 이물질들을 닦아내고, 배낭에 박쥐의 날개 두개를 뿌리부터 꿰어서 걸었다.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는 박쥐 날개 두개 들고 오는 것도 힘들단 말이야.. ㅠ_ㅜ

가까운 라임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동이 트고 있었다. 밤을 꼴딱..... 피부가 더 안좋아진 것 같다 ㅠ_ㅜ/ 요즘은 재료 구하느라 제대로 씻고 먹을 시간도 없어서 피부가 말이 아니다. 피부 미용을 포기하고 그동안 사냥을. 외관상 지저분해 보이는건 배트맨가면을 덮어써서 가리고 다니는게 상책이다 +_+




라임마을 중앙 시장에서 스컬로의 뼈를 구해봤지만... 없다... 스컬로는 잡기 귀찮은데... 그녀석들 레벨이 좀 된다고 내 몽키스패너도 다 피하곤 한다. 맞는 것도 아프다 ㅠ_ㅜ

라임마을에서는 간단히 농부돼지의 쇠스랑 하나만 십만세겔에 처분하고 나머지는 은행의 창고에 맡겨뒀다. 이제 스컬로의 뼈를 구하기 위해 자이드마을로 마차를 타고 달렸다.




"여기가 어디래?"

아무래도 던전 안에서 길을 잃어버린 것 같다... ㅠ_ㅜ

수많은 아이즈들이 눈을 부라리면서 달려들길래 뒤도 안돌아보고 뛰어다녔더니, 이상한 곳으로 오고 말았다... 굴의 오우거들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고, 푸른 불꽃을 내뿜는 아비스도 여기저기 날아다녔다.


/엘림마을

뼈 모으러 들어갔다가 내 뼈도 못추릴 뻔 했다... ㅠ_ㅜ

같은 길드의 마법사 언니한테 부탁해서 뼈를 모아달라고 했다...

그날 골뱅이 태양이 여행사 꼭대기에 걸릴 때쯤 마법사 언니한테 뼈가 한가득 들어있는 자루를 받았다. 이것 참 간단하군 >ㅁ<

"언니 언니 >ㅁ<"

"+_+"

"행운의 카드도 좀 모아주세요 >ㅁ<"

"몇장? +_+"

"열장이요 >ㅁ< 그리구 기왕 가는 김에 바람의 마음도 좀 부탁드리면 욕먹으려나 >ㅁ<"

즉석에서 바람의 마음 백개를 받았다... 언니가 키우는 대마법사삐야의 주식이라나 뭐라나~

이제 남은건~

뱀파이어의 문양이 필요하네....

자이드까지 마차를 타고 달려갔다...

뱀파이어의 문양. 레벨 55 어둠의 기사가 자주 떨어뜨리는 이상한 종이쪽지다. 어둠의 기사는 발리에 교단과 맞서 싸우던 사자기사단의 시체를 사키엘이라는 발리에가 조작해서 돌아다니게 만든 바일이라는데, 그렇다면 사키엘은 뱀파이어였단 소린가.....? +_+

뱀파이어의 문양은 그다지 구하기 어렵지 않다. 어둠의 기사를 한마리 잡으면 갑옷이 흐드러지면서 몸이 붕괴되는데, 그 과정에서 몸의 어딘가에 부적처럼 붙어있던 뱀파이어의 문양이 팔랑거리며 떨어진다. 스케치북에 스크랩하듯 재빨리 말빨기술책 사이에 끼워두면 문양은 소멸되지 않는다.

가끔 뱀파이어의 문양이 아니라 사키엘의 문양이 떨어지기도 한다. 사키엘이라는 발리에, 생각보다 실수가 많은 것 같다 +_+

그날 하루 종일 어둠의 기사를 때려잡아서 뱀파이어의 문양 백여장과 사키엘의 문양 사십여장, 그리고 어둠의 결정체라고도 불리는 사키엘의 결정을 오십여개 모았다.

엘림 마을에 도착해서 마법사 언니한테 행운의 카드 열다섯장을 받았다. 이제 서큐버스 날개를 만들기 위한 재료가 다 모아졌다!!


자아 마지막으로 재료를 확인해 볼까나아~ 응? 이건 뭘까나아~

말빨기술책 사이에 끼워둔 뱀파이어의 문양... 뱀파이어의 문양이 아닌게 슬쩍 끼워져있다? 편지네?



"가르델의 편지. 나는 땅끝지대 오지에서 꿍하게 틀어박혀 마법 연구만 하는 가르델이다. 암말 말고 뱀파이어의 문양 10개를 모아서 내 조수에게 전해주도록. 사례는 충분히 할테니 토달지 말고 가져올 것."



'사례' 라는 단어에 순간 눈이 번쩍! 했지만, 말하는 투가 마음에 안들어서 일단 그냥 갖고 있기로 했다.




서큐버스 날개 제조서에 의하면 서큐버스 날개를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1. 박쥐이빨을 모두 갈아서 행운의 카드 위에 한봉씩 모두 열봉을 만들어 얹어둔다.
2. 2~3시간 뒤에 박쥐이빨의 가루가 행운의 카드로 모두 스며든 것이 확인돼면 박쥐이빨 가루를 얹었던 방향을 바깥으로 향하게 해서 구체 모양으로 오므린다. 크기는 손가락 두마디 정도로 한다.
3. 날개를 베이스로 해서, 뼈로 서큐버스 날개의 뼈대를 더 만들고 관절이 되는 곳에 위에서 오므린 행운의 카드를 놓고 뱀파이어문양으로 도배한다.
4. 바람의 마음을 전부 한곳에 몰아넣고 태운다. 그 태운 연기로 앞서 만든 날개를 훈증하는데, 보석의 기운이 깃든 아이템을 함께 태우는 것도 좋다. 훈증하는 시간은 다섯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그날....



수정 세개를 바람의 마음과 함께 태워서 서큐버스의 날개를 만들었다 >ㅁ<





그 다음날....



똑같은 방법으로 서큐버스의 날개를 또하나 만들었다 >ㅁ<





탄력을 받아서 물안경도 하나 만들어버렸다...




여담이지만, 그 물안경 만드는데 필요한 "돌"을 구하느라 글라시스 상류에서 보석상자를 뒤지고 있다가 뒤로 다가온 닉시 언니를 한마리 잡았는데.... 물안경+2를 드랍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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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방(어?)

댓글 1개:

  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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