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퐁의 사진에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닫고, 급 뽐뿌에 밀려 여친에게 자문을 얻어 DSLR의 흙탕물(과연 지름신의 유혹에서 버틸 수 있을 것인지... -_-;;)에 발을 들인 것이다.
선택한 장비는 Pentax K10D(펜탁스 클럽의 기종 정보 링크).
여기에 8GB SDHC 메모리를 사서 꼽아주니, RAW 500여장이 들어간다.
JPG는 더욱 많은 사진이 담기지만, K10D의 단점 중 하나인, JPG 압축률이 끝짱이라서 화질 저하(JPG는 유명한 손실 압축 방식이다 -_-;)가 끔찍하다는 문제때문에, 제대로 찍기 위해서는 걍 무조건 RAW로 찍어야 한다 ㅠㅜ
500여장이면, 통상적으로 두어 시간 정도의 출사 결과물은 담고도 남는다.
(결혼식 스냅을 따라나서봤는데, 200여장의 사진을 찍었다. 스냅으로 나서면 이정도밖에 못찍긴 하겠지만;)
어차피 전문인이 아닌 다음에야 두어 시간 이상을 연달아서 촬영할 일은 별로 없고, 두어 시간 촬영하고 난 500여장의 사진이 전부 "작품"만 남는 것도 아니다. 차근차근 지워버려도 되는 것이다. 다만, DSLR의 작은 화면으로 일일이 검토하고 지우고 하는 것도 상당히 귀찮은 작업이고, 확대해서 보곤 하면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 쉽게 사진을 검토하고 보관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더니....
웬걸, 카메라 옆에서 아이패드가 놀고있네 -0-
아이패드에 DSLR의 사진을 옮겨놓고, 전체 사진을 쉽게 리뷰하면서 불필요한 사진을 걸러네고, 필요하다면 괜찮은 사진은 바로바로 커뮤니티에 올리고(예를 들면 instagram이라거나), 마지막에는 PC나 맥으로 옮겨서 보관하고 관리하면 되겠네...?
해서, 간단한 궁리 끝에(몇 초 안 걸렸다 -_-;) 준비물이 정해졌다.
1) DSLR 및 카메라 : USB 연결 케이블이 있는 타입, 혹은 SD카드 호환 방식
- 나는 Pentax K10D에 8GB SDHC 메모리를 꼽아서 쓴다. 여친님은 Pentax K-7에 16GB SDHC...
2) 아이패드 : 위 1)의 DSLR 및 카메라의 모든 사진을 담을 만큼 충분히 빈 공간이 남아있을 것
- 아이패드 1세대 3G 32GB 모델 사용중. 여친님은 2세대 wifi 16GB 모델 사...
3) 아이패드 카메라 커넥션 킷
- USB를 꼽을 수 있는 어댑터와 SD카드를 꼽을 수 있는 어댑터가 함께 들어있다. SD카드 어댑터는 여친에게 줬고, 나는 USB 어댑터만 쓴다.
- 다행히 여친은 USB 케이블을 신뢰하지 않는 편이고, 나는 메모리를 외부로 추출시키는 것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편이다. 아래 적혀있는 순서(붉은 글자로 따로 표시해두었다)를 지켜준다면, USB 케이블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사진 데이터의 손실은 절대 없다.(있다면 메모리 불량이거나, 운명이다.)
- 카메라에서 SD카드를 뽑아서 연결하는 것과 케이블로 연결하는 방법에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각자 생각해 보시길.
뭐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1. 사진을 찍는다.
1.1. RAW로 찍거나, JPG로 찍거나 관계는 없지만, RAW+JPG로 찍는 방법은 이 경우에 비추천이다. (RAW 데이터와 JPG 데이터를 한 장의 사진으로 취급해서 RAW를 마스터, JPG를 추가 생성 버전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버전 관리가 편한 소프트웨어를 쓴다면 또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기본적으로는 불편하고 혼란스럽더라 -0-)
나는 RAW로만 찍는 방법을 선호한다.
1.2. 또한,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해 DNG 포맷으로 찍는 분들이 계시는데, 개인용 사진에 호환성은 무슨...
DNG보다 해당 카메라의 전용 포맷이 더 잘났다.(일단 펜탁스의 PEF 포맷은 용량이 좀 더 많이 작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DNG 포맷보다는 해당 카메라의 전용 포맷으로 촬영하길 권장한다.
2. 찍은 사진을 아이패드로 옮겨온다.
2.1. SD카드를 카메라에서 빼서 아이패드 카메라 커넥션 킷에 꼽고, 아이패드에 꼽는다. 그럼 자동으로 아이패드의 사진 앱이 뜬다.
2.1.1. 카메라의 전원을 끄고
2.1.2. 카메라에서 SD카드를 꺼낸다.
2.1.3. SD카드를 카메라 커넥션 킷에 꼽는다.
2.1.4. 카메라 커넥션 킷을 아이패드에 꼽는다.
2.2. 카메라에 USB 케이블을 연결하고, USB 케이블을 아이패드 카메라 커넥션 킷에 꼽는다. 아이패드 카메라 커넥션 킷을 아이패드에 꼽고, 카메라의 전원을 켠다. 그럼 자동으로 아이패드의 사진 앱이 뜬다.
2.2.1. 카메라의 전원을 끄고
2.2.2. 카메라의 USB 포트(PC 포트)에 카메라의 USB 케이블을 꼽는다.
2.2.3. 카메라의 USB 케이블을 아이패드 카메라 커넥션 킷에 꼽는다.
2.2.4. 아이패드 카메라 커넥션 킷을 아이패드에 꼽는다.
2.2.5. 카메라 전원을 켠다.
2.3. 필요한 사진을 가져온다.
- 필요한 사진만 선택해서 가져와도 되고, 귀찮으면 "모두 가져오기"를 눌러도 된다.
2.4. 카메라의 사진을 삭제한다.
여기에서 선택의 길이다.
위 화면에서 "삭제"를 누르면, 아이패드로 옮겨진 카메라의 사진이 카메라에서 삭제되고, 아이패드에만 남아있게 된다.
"유지"를 누르면, 똑같은 사진이 카메라에도 있고 아이패드에도 있게 된다.
"카메라의 메모리가 꽉 차서 사진을 아이패드로 옮기고자 한다"라면, 고민할 것 없이 "삭제"를 누르고 계속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러 나가면 된다.
2.5. 아이패드 카메라 커넥션 킷 제거
2.5.0. 아이패드의 사진 앱을 종료하고 카메라의 전원을 끈다.(USB 케이블로 연결한 경우)
2.5.1. 아이패드에서 카메라 커넥션 킷을 뺀다.
2.5.2. 카메라 커넥션 킷에 연결된 USB 케이블이나 SD카드를 뺀다. (카메라에 연결된 USB 케이블도 뺀다)
2.5.3. 뺀 각종 장비를 주섬주섬 가방에 쑤셔넣는다.(카메라 커넥션 킷의 뚜껑을 분실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2.6. 이제 아이패드로 사진을 보면서 불필요한 사진들을 삭제하면 된다.
3. 아이패드에서 사진을 가공하거나 업로드한다.
3.1. 사진 가공
여러 가지 어플리케이션이 있겠지만, 나는 아이패드가 나오기 전부터 FilterStorm을 사용했었다. 아이폰/아이패드 하이브리드 앱으로, 아이폰에서 깨작깨작 사용하다가 아이패드에 와서는 아주 자주 사용하고 있다.
3.99달러의 유료앱이라는 점이 접근하기 불편한 부분이지만, 가끔 무료 이벤트를 하니 노려볼 만 하다.
(나도 무료일 때 받았다 -_-;;)
그 밖에 무료로 다들 쓰는 Photoshop Express라등가 뭐 상당히 다양한 앱이 있는데...
이 앱들은 올 가을 iOS5 업데이트와 함께 별로 필요 없는 앱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이패드에서 세밀한 보정을 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고, 회전, 적목현상 보정, 크랍, 밝기나 대비 조정 등 아주 가벼운 보정만 하게 될 것인데(써보니 그렇다)....
이러한 가벼운 사진 보정 기능이 아이패드의 기본 사진 앱에 모두 통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끔 무지한 분들은 "애플이 남의 앱의 기능을 다 갖다가 써버리네" 뭐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애플이 원래부터 쓰고 있던 맥의 아이포토의 기능이 아이패드로 들어가는 것 뿐이다.)
가을의 iOS5 업데이트 중 사진 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하시길...
뭐 나는 수평맞추기 기능때문에 계속 FilterStorm을 사용할 듯 하다. 버전 3으로 무료로 갈아탈 수 있을 것도 같고 ㅎㅎ
3.2. 사진 업로드
이것도 역시 여러 가지 어플리케이션과 여러 가지 서비스가 있겠지만, 나는 Instagram + Twitter를 추천한다.
Instagram은 이런 서비스이고, 업로드할 때 트위터 연동을 켜 놓으면 업로드 한 사진을 트위터에서도 볼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인스타그램은 아직 아이패드용 앱이 없다는 사실이다. 걍 아이폰용 작은 화면 앱을 두 배 크기로 보는 수밖에 없다.
멘트를 보니까 아이패드 겸용 하이브리드 앱으로 변신할 것도 같은데... -_-;;;
4. 아이패드에서 PC/맥으로 사진을 가져와서 최종 관리
이하의 설명에서는 맥 기준으로만 설명하겠다. "내 PC에서는 이렇게 안되는데" 싶으면 맥에서만, 혹은 맥용 소프트웨어에서만 되는 기능일 가능성이 크니, 걍 다른 곳으로 가서 즐거운 웹서핑 하시면 되겠다.
이하의 설명에서 적용되는 환경은 Apple Aperture 3 기준이다.
4.1. 아이패드를 맥에 연결해서 주로 사용하는 사진 관리 어플리케이션으로 땡겨온다.
4.1.0. 아이패드를 동기화 케이블로 맥과 연결하고, 동기화는 취소한다.
4.1.1. 사진 관리 어플리케이션에서 아이패드의 가져온 사진을 열어서 다시 가져온다.
수정.
"가져온 사진 삭제" 기능은, 아이패드에서 지원되는 것이 아니고, 임포트 하는 응용프로그램(아이포토나 어퍼쳐)에서 지원되는 것이다. 2011년 10월 13일 어퍼쳐 업데이트(3.2)때 확인된 것에 의하면, 어퍼쳐에서 가져온 사진 자동 삭제가 지원된다...
Aperture 3.2 update. 아이패드에서 가져온 사진 일괄 삭제 기능 추가. |
아이패드를 거쳤지만, 원래 카메라에 있을 때의 EXIF 정보도 고스란히 따라온다.
기본적인 GPS 정보를 입력해 주고
사진 속의 얼굴 인식을 자동으로 해 주고
가끔 사람의 얼굴이 아닌 것도 얼굴로 인식을 하긴 하지만;;
뭐.... 이제 필요한 보정 작업 하고 다시 아이패드랑 동기화 해서...
걍 즐겁게 사진을 보면 된다.
아이패드와 동기화 해서 사진을 집어넣게 되면, 자동으로 아이패드에 최적화 된 JPG 파일이 만들어지고,
자연스럽게 용량은 줄어들게 된다.
물론, 해상도를 웹용으로 미리 줄여놓은 사진을 준비해 두면, 그냥 그대로 들어간다.
RAW 사진을 동기화 할 때의 번거로운 팁 한 가지.
RAW 사진을 관리하는 앱의 라이브러리를 동기화하지 않고, 필요한 파일들만 웹용으로 미리 크기를 줄여놓고, 그 사진들만 따로 관리해서 동기화하면, 항상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완성된 사진을 아이패드로 쉽게 집어넣을 수 있다.
예를 들어, RAW 사진을 어퍼쳐에서 통합관리하고, GPS 좌표 입력 및 보정 작업이 모두 끝난 사진만 버전 익스포트 하여, 아이포토로 던져넣고 이벤트로 묶거나 앨범으로 정리한다.
얼굴 인식은 아이포토에서만 하면 된다.(얼굴인식 기능은 어퍼쳐보다 아이포토가 쓰기 편하다)
그리고... 아이포토에서 이런 스마트 앨범을 하나 만들어둔다.
즉, 내가 찍은 카메라 모델명을 선택하는 것이다.
카메라 모델명은, EXIF에서 읽어오기 때문에, 사진을 추가하는 순간 이미 선택할 수 있게 돼 있다.
아이튠즈에서 아이패드 동기화 설정을 위에서 만든 스마트 앨범을 동기화 하도록 설정하면, 동기화 할 때마다 내가 선택한 카메라 모델로 찍은 사진은 자동으로 아이패드에 들어간다.(사진 정렬을 날짜순으로 하면 더욱 좋다 ㅎㅎ)
응용하면 이런 스마트 앨범을 만들 수도 있다.
특정 카메라 모델로 찍은 사진 중에서, "이거 꽤 괜찮아!" 싶은 사진만 골라내는 스마트 앨범.
물론 별점 정보는 깃발 표시만 해 놓고 나중에 몰빵으로 깃발표시 된 사진을 전부 별점 바꾸기 하면 된다.
하여간 이렇게 하면...
DSLR로 찍은 사진에 GPS 좌표값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아이패드에서 사진을 "장소"로 찾아서 볼 수 있고...
얼굴 인식 기능으로, 특정 인물이 포함된 사진을 찾아서 볼 수도 있다.(이건 맥의 아이포토나 어퍼쳐에서만 된다)
끗이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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