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7일 토요일

최소부피 용품으로 디테일 셀프세차하기(minimal detailing set)

그래핀 코팅 잘 얹어서 관리하다 보니, 셀프세차할 때 필요없는 것들이 많아졌다. 

일단 휠 클리닝이 매우 편해졌고, 오염물이 잘 달라붙질 않으니 APC 프리워시도 "하는 척"만 해도 깨끗해진다. 그러니 거창한 휠브러시들도 필요없고, 1L나 되는 APC 프리워시 희석액을 펌프식 압축분무기로 도포하지 않아도 되더라.

그래서 최소부피 용품으로 원만하게 셀프세차가 가능한지 실험해봤다.

세차 후 40일 지난 휠(75일 전 철분제거)에 철분제거제 도포 후 아무 반응이 없다
레자왁스 발라놓은 타이어에서 갈변도 전혀 나오질 않는다

잘 되더라.

몇가지 사전 준비가 필요한데, 내게 필요한 준비는 이러하지만 너한테 필요한 준비는 다를 수 있으니 대뜸 용품 질러놓고 "이제 어떻게 함?" 하고 묻지 말고 좀 생각이란 걸 하고 살아라.


사전준비

휠과 유리까지 코팅이 끝난 마이카.

2~3개월마다 한번쯤 세차할 때 쓸 마이카용 풀 디테일링 세트.

최소부피 디테일링 세트.


최소부피 디테일링 세트(이하 미니멀 디테일링 세트)는 각자의 취향과 여건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질테지만(차가 크면 일단 버킷이 커야 한다. 그럼 버킷에 다 때려넣으면 되겠네? 차가 크니 버킷을 걍 싣고 다녀도 되겠네? 등등), "항상 차에 싣고 다닐 수 있는 컴팩트한 부피"를 유지하며, "차체에 손상을 입히지 않는 디테일링 세차"가 가능한 걸 목표로 했다.


다들 차에 간단한 차량 관리용품 몇 가지는 싣고 다니지? 나는 쫌 많이 싣고 다닌다.


일단 디테일 세차를 2회 이상 할 수 있는 넉넉한 타월세트

지금은 이것보다 많이 늘어났다. 드라잉타월이 대중소 각각 2장 이상씩, 버핑타월 8장, 막타월이 10장쯤.


각종 캐미컬(동절기엔 트렁크에 보관하지 말고 집에 상온인 곳에 보관해야 한다;;)

APC 프리워시 진한희석 폼트리거(타이어용), 똑같은거 일반트리거, 바인더 유리세정제, 림피오 실내세정제

맥과이어 레자왁스, AD 페클, AD 메탈웍스, 넥스트컷 컴파운드, 아담스 그래핀디테일러랑 그래핀코팅제

페브리즈(;;;), 싸구려 타르제거제, 캐미컬가이 이지크림글레이즈, 세탁비누(;;;), 포교용 폼어플 등등


여기까지는 그냥 원래 갖고 다니는 용품들이다. 이 외에 디테일 세차에 필요한 도구를 챙기면 되겠네.


챙겼다.

벽에 벨크로로 붙여놓은 작은 가방이 미니멀 디테일링 세트

이런.... 게 들어있다...

휠하우스 전용 미니워시미트, 본세차용 인조양모 포켓미트, 반자동 압축분무기 500mL, 발렛프로 1인치 디테일브러쉬, 200mL 계량컵, 매스코닉 방수가방, 림피오 카샴푸 2회분, 림피오 프리워시 1L분, 휠타이어용 브러쉬, 이너림용 극세사스펀지 브러쉬


뭐 빠진 게 있는지 잘 생각해봐라? 버킷이랑 그릿가드가 없지?

臣에게는 열리터의 폴딩버킷과 소형 그릿가드가 있었사옵니다

이딴걸로 디테일링 세차가 된다고? ㅋㅋㅋ 어디서 약을 팔아 ㅋㅋㅋ


...... 되는데요.

개조하느라 잘라낸 소형 그릿가드의 바깥쪽 테두리. 소형인데 그걸 더 작게...


물을 좀 아껴써야 하지만 휠하우스까지 잘 닦아주고 원만하게 끝냈다. 개조한 그릿가드도 제대로 작용했고. 

세차를 마치고 미트 헹굼까지 끝난 버킷.
시작할때 1/4 정도 샴푸물을 흘렸는데 ㅠㅜ 물 아슬아슬 딱 맞아 떨어졌고 구정물은 그릿가드 아래에만 있다.

생각해보니깐 입문자용 소낙스 세차버킷(그... 회색에 네모난 버킷에 구멍 송송 뚫린 바닥판 들어가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거) 용량이 고작 8리터밖에 안된다. 8리터 버킷으로 할 수 있는걸 10리터 버킷으로 못할 리는 없잖아?


그릿가드 움직이지 말라고 테두리에 실리콘테이프 발라서 꽉 찡기게 고정했는데, 카샴푸의 윤활력이 실로 엄청나서 -0- 그냥 훌러덩 빠지더라. 그래서 이것도 자석 고정식으로 개조했다. 하는 김에 사이드버킷도 연결할 수 있게 튜닝!

영상 준비했다.

최소부피 용품으로 디테일 셀프세차 하기 : 미니멀 디테일링 세트



사전준비가 끝났으면 세차를 열심히 잘 하면 된다.


그냥 그렇다고...


아 맞다 이게 다 합쳐서 얼만지를 안적었네? 모든 금액은 구입당시 액면가(각종 할인/쿠폰 적용 전)이며, 더 싸게 파는 곳도 엄청 많을 것이다. 몇몇 제품은 색상때문에 내가 찾아둔 게 최하가인 경우도 있다.

폴딩버킷(애플그린/10L) : 8,500원
아이코트 핑거 그릿가드(레드/소형) : 3,900원
아이코트 버블킹 미니 워시패드(블루/1+1) : 2,700원 중 1개
카샴푸용 소분용기 : 900원
매스코닉 멀티 워시 컨테이너(그레이) : 16,500원
버킷프렌즈 사이드버킷(블랙) : 7,900원
APC용 코니컬튜브 : 500원
극세사 스펀지 휠브러쉬(그린/그레이) : 각 2,500원 (두 개 색 다른거 사서 섞어 커스터마이징)
발렛프로 1인치 디테일링 브러쉬 : 6,700원
비이커형 계량컵(200mL 눈금) : 2,000원
스위스밀리터리 미니 블럭 트렁크콘솔 : 12,600원
반자동 미세분무기(대형500mL) : 7,900원
실리콘테이프(단면2mm/2cm*10m) : 1,750원
매쉬포켓 인조양모 워시미트(블루?) : 2,500원
DBS 디테일링 세차 브러쉬 세트(4종중1개사용) : 10,900원

그외 잡다한부품들... 네오디뮴 자석이라거나, 글루건이라거나... 

아참, 카샴푸랑 APC도 사야한다. 미리 코니컬튜브에 소분해두면 편하게 취급할 수 있다.

림피오 폼앤샴푸(퍼플/500mL) : 9,000원 중 약 900원어치
림피오 APC 프리워시(500mL) : 14,000원 중 약 1,100원어치


대충 10만원 쫌 넘어가네? 한 판매자가 이걸 전부 다 취급하는 경우는 못 봤으니 여기저기로 몰아서 무료배송 유도하면 택배비는 1~2건 정도로 마무리될 것 같다. 그럼 대략 11만원정도면 되겠다.

각종 타월들이나 기타 약품은 미니멀 세차가 아닐 때라도 쓰는 것들이니 그냥 갖고있던 거 쓰면 된다. 타월세트는 다른 가방에 넣어서 나란히 붙이고, 필수 약품도 나란히 붙이면 편하게 정리가 될 것 같다.

퀵디테일러나 APC를 다양한 용도로 미리 희석해서 많이 팍팍 사용하는 사람은 땡크로 구입하는게 더 경제적일 수도 있다.

거의 모든 온라인 판매점에서 품절인 림피오 APC 프리워시 4L 버전.
일반 프리워시도 되고 희석비율에 따라 벌레제거제, 갈변제거제, 엔진룸클리닝 등 용도변경의 폭이 넓다.


그냥 그렇다고...(2)



추가 튜닝. 2021년 11월 30일.

사이드버킷을 버킷에 연결했을 때 약간 높이가 안 맞아 폴딩버킷이 접힐 가능성이 있었는데, 사이드버킷의 물빠짐 구멍 다섯 개 중 네 곳에 스텐레스 볼트로 고무발을 박고 스텐레스 캡너트로 잠궜다.

적당한 높이의 고무발을 달아줘서 폴딩버킷이 접힐 가능성이 현저히 줄었다.


사이드버킷의 물빠짐 구멍 하나를 남겨두고 나머지를 고무발, 스텐볼트와 캡너트로 작업


그냥 그렇다고...(3)



몇 번 더 써보고 발견된 문제점/개선방안.

폴딩버킷에 야매 개조 그릿가드를 넣다 보니, 워시보드를 원만하게 조립할 수 없었다. 개조해서 조립할 수 있게 한다 치더라도 버킷 크기가 작으니 워시보드를 장착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카샴푸물이 줄어들어 무의미, 부피가 늘어나므로 역시 무의미할 것 같아 워시보드 장착 계획은 아예 없었다. 그러다보니 버킷세차 초반에 나름 꽤 깊은 곳에 잠겨있는 그릿가드에 워시미트를 문질러 세척해야 하는데, 손목 이상 팔뚝 근처까지 물에 잠기더라. 평소엔 그냥 팔 걷으면 됐는데, 겨울 되니까 생각지도 못한, 기모 들어간 고무장갑을 도입하게 생겼다.

가을 지나고 썩은 낙엽 밟고 다닌 휠하우스를 미트질 해 보니, 썩은 낙엽 찌꺼기가 무척 많이 닦여나왔다. 극세사 기반의 소형 워시패드로 잘 닦이지만, 워시패드의 세척이 너무너무너무너무 불편하다. 찌꺼기 일일이 제거해야 해서 ㅠㅜ 엉킴 없이 상대적으로 쉽게 찌꺼기가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소형 인조양모 워시미트를 추가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반자동 압축분무기는 서너번 트리거를 당기면 몇초동안 자동으로 계속 분무가 되는 재미있는 제품이다. 소량이 균일하게 미스트처럼 뿌려진다는 장점은 있지만(골고루 차 전체에 다 뿌리는데 200mL 좀 넘게 사용했다) 트리거의 형태가 인체공학적이지 않아서 꽤 손이 피로하더라. 그냥 대용량 캐년 트리거(통상적인 트리거보다 서너배 더 많은 양이 발사됨) 장만해서 1:20~30 희석액 상태로 차에 싣고 다니기로 했다. 이것도 몇 번 써 보고 어지간하면 빈 트리거통 + 소분원액 담긴 코니컬튜브 형태로 바뀔 것 같다.


그냥 그렇다고...(4)



추가 튜닝. 2022년 2월 3일.

개러지에서 따뜻한 물로 버킷세차 했더니, 어설프게 붙였던 폴딩버킷 내부 바닥의 네오디뮴 자석 고정용 글루건이 떨어져버렸다. 다른 곳은 모두 자석 둘레를 360도 둘러서 고정했는데 버킷 내부 바닥은 도구가 닿지 않아 대충 했던 탓인 듯. 결국 순간접착제로 다시 고정하고 실리콘으로 쑤셔넣어 양쪽 모두 새로 발라버렸다. 

좀 너저분하면 어때. 떨어지지나 말아다오.


그냥 그렇다고...(5)



추가 세팅변경. 2022년 2월 26일.

사용량도 많고 아주 마음에 드는 케미컬은 말통으로 구매하기 시작했다. 무게와 부피를 줄이기 위해 평상시 갖고 다니는 케미컬을 더 작은 트리거소분통으로 옮기고, 말통에서 스티커를 잘라 옮겨붙였다.

슬림한 소분트리거를 PE/PET 재질로 구분해서 정리했다.
원래 제품의 통이 투명하면 투명 PET 통에, 불투명하면 불투명 PE 통에 담으면 된다.


그냥 그렇다고...(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