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X6 혹은 6X4.5 판형으로 촬영이 가능한 TLR(Twin Lens Reflex) 카메라다.
3만원어치만 갖고 놀아보기로 하고 일단 가져왔다.
지금부터 쓸 내용은, 리뷰가 목적이 아니고, 이 물건의 주인인 우리 이모부께 어떻게 갖고 놀면 재밌는지를 알려드리는 목적이다.
구글에서 이러저러하게 검색하니까 http://jlborges.egloos.com/viewer/838686 의 글이 검색되었고, 이 장난감을 취급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글루스 로그인을 해야만 덧글을 달 수 있게 돼 있어서 덧글을 못 달았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그러니, 이 장난감이 어떤 물건인지는 위 링크의 내용 및 구글링으로 알아서 찾아보시고...
여기서는 그냥 이런 저런 잡 이야기만 하기로 하자 ㅋ
아참, 장난감 촬영에는 Pentax K-5와 D FA 100mm f2.8 macro, AF-540FGZ가 사용되었다.
렌즈 캡은, 뷰잉 렌즈와 테이킹 렌즈를 동시에 덮는 형상으로 돼 있다. 걍 쑥 잡아빼면 된다. |
테이킹 렌즈의 측면. 맨 위의 링을 돌려서 빨간 점으로 셔터스피드를 맞추고, 맨 아래의 링(사진상 왼쪽의 까만 손잡이)을 돌려서 조리개를 맞춘다. B의 왼쪽에 있는 레버는 셀프촬영용 타이머. 태엽식인 것 같은데, 좀 부정확한 것 같다;; |
셔터스피드는 1/15~1/250s 사이에 적당히 놓으면 대충 중간값으로 작동하는 것 같더라.
단, 1/15보다 코를 넘겨서 더 길게 노출을 잡으면, 무조건 B로 되니, 손으로 셔터를 제어해야;;;
사진의 왼쪽에 보이는 레버가 셔터 장전 레버. 비슷하게 생긴 오른쪽의 레버는 셔터 레버 -_-; 맨 오른쪽의 구멍은 대략 릴리즈 케이블 소켓이라는 것 같다. |
위가 뷰잉 렌즈, 아래가 테이킹 렌즈. 이 "쏘련쩨" 렌즈는, 무코팅 렌즈라고 하니 취급에 좀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틈만 나면 역광에 플레어가이 들어오더라 ㅠㅜ |
뷰잉 렌즈 상단에는 거리계가 있는데, 15미터 바깥은 무한대로 잡힌다. 최소 초점거리가 1.3미터나 된다는 점이 많은 스냅을 못 찍게 만드는 원흉.... ㅠㅜ |
카메라 상단의 뚜껑을 열면, 스프링의 힘으로 웨이스트 레벨 파인더가 한꺼번에 열린다. |
위에서 보면 이런 형상. 뷰파인더 안에 위아래로 가로줄이 하나씩 있는데, 이 가로줄 안의 영역이 대략 6X4.5 판형이다. |
뚜껑 안쪽에 숨어있는 확대경. 초점을 정확하게 신경쓰고 싶을 때 꺼내서 보면 나름 편하다. |
걍 플라스틱 렌즈라서 그다지 "우와~" 싶은 품질은 아니니, 큰 기대는 금물;; |
"풍경모드"용 레인지 파인더로 변신. |
요렇게 홈에다가 살짝 걸치는 것으로 끝;; |
이 모드는, 대략 무한대 초점에서 적당히 조리개 조이고 "쉽고 빠르고 편하게 화각만 보고 싶을 떄"의 용도라고 한다. |
사진으로 보는, 루비텔 시리즈의 웨이스트레벨 파인더 뚜껑 덮는 방법.
좌우 순서는 상관 없는 것 같더라. |
좌우판을 손가락으로 누른 상태로 뒷뚜껑을 내려야 함. |
뒷뚜껑을 누른 상태로 윗뚜껑을 내려야 함. |
딸깍! |
별볼일 없는 측면. 스트랩은 그냥 아무거나 (펜탁스 ㅋㅋ) 달아봤다. 측면의 원형 표는 적정 노출을 위한 표인 것 같은데.... 걍 노출계 앱 깔아서 쓰는 게 더 정확한 듯 하다. |
필름 장전 레버의 화살표 방향을 유의할 것. 항상 이 방향으로만 돌아간다. |
바닥에는 삼각대 구멍이 있다. 별 의미는 없을 것 같지만;; |
문제의 뒷면. 뒷뚜껑 개방레버, 판형 조절 레버, 필름 넘버 확인창, 가림판 레버가 모두 보인다. |
닫혀있는 상태의 뒷뚜껑 개방레버 |
이 위치가 열리는 위치. 오래 돼서 그런건지 원래 부실한건지, 좀 쉽게 돌아가는 편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
뒷뚜껑을 열면 이렇게 생겼다. |
이건 6X4.5용 프레임을 설치한 상태. |
6X4.5용 프레임은, 걍 시꺼먼 철판쪼가리다;;
새 필름을 쑤셔넣는 아래쪽 홀더 |
중간에 툭 튀어나온 이 작은 철판이, 필름이 튀어나오거나 풀리지 않게 막아주는 유일한 장치. |
뒷뚜껑을 안쪽에서 보면, 이렇게 판형에 따라 카운터 투광창의 위치가 달라진다. 이 상태는 6X4.5 판형용 |
이 상태는 6X6 판형용. |
위는 6X6 판형, 아래는 6X4.5 판형인데, 가림판 레버가 돌아가 있는 것을 눈여겨 보시라. 판형 조절 레버(원판)만 돌리면 카운터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는 "찍힌 사진이 감겨 들어가는 자리"로, 사진은 빈 스풀이 꽂혀있는 상태. |
이렇게 노브를 밖으로 당겨서 빼고
반대쪽도 마찬가지로 밖으로 당겨서 빼면
필름 스풀을 꺼내고 끼울 수 있다.
필름 장전 레버쪽에는 스풀이 헛돌지 않도록 돌기가 나와있으므로, 이 위치만 신경쓰면 될 듯.. |
반대쪽은 그냥 축만 맞춰주면 된다. 돌기 그런 거 없이 원래 헛돈다 -_-; |
양쪽 노브가 눌러진 상태. 저 사이에 필름 스풀이 들어가서 고정된다. |
120 필름의 빈 스풀은 이렇게 생겼다. 가운데에 빈 슬릿이 있다. |
자아, 필름을 넣어보자.
루비텔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필름은, 걍 120 필름이며, 220 필름은 사용할 수 없다.(뒷면 카운터를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다. "감"으로 필름을 감을 수 있다면 뭐 사용해도 되긴 하는;;;)
여기서는, 걍 재미삼아 220 필름을 쑤셔넣어보겠다.
필름을 넣기 전에, 6X6 판형(12장 촬영 가능)으로 할 것인지, 6X4.5 판형(15장 촬영 가능)으로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판형에 따라서 먼저 6X4.5 프레임을 설치할 건지 말 건지 정해야 하니까.
이번 촬영에는 6X4.5 판형으로 촬영(220 필름이니까 대략 30장 촬영 가능, 감으로 감을거니까 20장이나 찍으면 다행;;)할 계획이니까, 6X4.5 프레임을 설치했다.
유통기한 지나서 싸게 구한 220 슬라이드! 필름 -_-;; |
봉투를 뜯고, 사진에 보이는 필름 가운데의 종이 라벨을 제거. |
루비텔의 하단 로더에 걍 쑤셔넣는다. 철판이 필름을 누르는 형상이 되도록 할 것. |
이렇게 암지가 바깥쪽을 향하고, 필름면이 안쪽을 향하도록 죽 잡아빼서 |
위에 설치한 빈 스풀의 슬릿에 필름을 잘 쑤셔넣고 |
대충 이정도 쑤셔넣으면 더 안 들어간다. 이제 필름을 밀면서 필름 장전 레버를 화살표 방향(레버에 있는 시계방향)으로 돌려서, 필름을 스풀에 감는다. |
그럼 대략 이런 모양이 되네? |
이제 뚜껑을 덮고 뒷면 카운터를 잘 보면서 필름 장전 레버를 계속 감으면 |
요렇게 안에서 필름이 감기면서 이송되는 과정을 구경할 수 있고 |
"조만간 스타트 마커가 나옵니다"의 화살표도 보이고 |
이제 스타트 마커가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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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고 보이는 상황이 되면 촬영 준비 완료.
6X4.5 프레임은 눈에 안 보이고, 웨이스트 레벨 파인더의 위아래 선의 안쪽 영역으로만 촬영하면 된다. |
아참, 뒷면 카운터 창으로 빛이 들어가면 220 필름은 망하니까 적당히 빛을 가려준다... |
촬영 전 작업 요약
1. 필름과 판형 결정
1.1. 6X6 : 내부 6X4.5 프레임 제거, 뒷판 카운터창 6X6 용으로 세팅. 총 12장 촬영 가능.
1.2. 6X4.5 : 내부 프레임 설치, 카운터 6X4.5 용으로 세팅. 총 15장 촬영 가능.
2. 필름 스풀 설치
2.1. 빈 스풀을 상단으로 옮겨 설치.
2.2. 새 필름을 까서 종이라벨 제거, 하단에 설치.
2.3. 새 필름에서 적당히 필름을 당겨 뽑아서, 빈 스풀에 쑤셔넣고 감기.
2.4. 뚜껑 덮고 잠근 다음 카운터 창에 숫자 1이 가로로 누워서 나란히 나올 때까지 감기.
이제 촬영이다.
촬영할 때 적정 노출을 쉽게 얻으려면 노출계를 써야 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라이트미터 라이트버전을 쓰고 있다. 비슷한 앱이 여럿 있는 것 같으니 취향에 따라 쓰면 될 것 같다.
3. 촬영
3.1. 피사체 확인. 구도와 초점 체크. 뷰잉 렌즈의 거리계를 잘 보면서 테이킹 렌즈를 회전시키면 뷰잉 렌즈도 같이 초점이 바뀐다.
3.2. 노출 확인. 나는 전적으로 노출계 앱에 의존한다.
노출계 앱에서 대체로 셔터스피드, 조리개, 감도를 조절할 수 있게 돼 있는데,
3.2.1. 감도는 필름 감도로 고정.
연출을 위해 조리개를 선택하고, 셔터스피드를 보면...
3.2.2. 셔터스피드가 1/250s~1/15s 사이라면 OK.
3.2.2.1. 1/250s 보다 더 빠른 셔터스피드를 나타낸다면, 셔터 노출 한계에 도달했으니까 어쩔 수 없이 조리개를 더 조여서 셔터스피드가 1/250s 혹은 그보다 느린 셔터가 되도록 한다.
3.2.2.2. 1/15s 보다 더 느린 셔터 스피드를 나타낸다면, 무조건 B 셔터를 써야 하는 상황이 되니까, 1/15s~1/250s 사이가 되도록 조리개를 좀 더 개방해 주거나, 아예 조리개를 더 조여서 1초 전후의 셔터스피드가 되도록 하자. 그리고 감으로 셔터질을 해야지;;;
3.3. 구도도 맞췄고 초점도 맞췄고 노출도 맞췄으니 이제 셔터질.
3.3.1. 셔터 장전 레버를 셔터쪽으로 끝까지 내리면 장전 완료.
3.3.2. 셔터를 누르면 장전레버가 틱 하고 올라가면서 촬영 완료.
3.3.3. 셔터스피드가 1/15s 보다 아주 약간이라도 느리게 세팅돼 있으면 무조건 B 셔터다. 손가락을 떼는 타이밍을 알아서 해결할 것....
3.4. 필름 로딩. 카운터 창에 다음 숫자가 나올 때까지 필름을 감는다. 초반에는 스풀에 감긴 양이 얼마 안 되기 때문에 꽤 한참 감아야 한다;
3.5. 요기까지 해 놓고, 촬영한 정보를 메모해 두면 나중에 필름을 스캔해서 관리할 때 편리하다. 셔터스피드, 조리개, 촬영 날짜와 시각, 촬영한 장소, 피사체의 내용 등등..
다시 3.1부터 시작.
4. 촬영 종료 - 마지막 컷을 촬영하고 나면, 필름 카운터에 XP라고 나타나고, 이제는 그냥 계속 필름을 감으면 된다. 필름 카운터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까지.
4.1. 다 촬영된 필름을 꺼내서, 바깥쪽을 감쌀 수 있는 종이라벨에 우표 붙이듯이 침 바르고 덮으면 고정 완료.
4.2. 아래쪽의 빈 스풀을 위로 옮기고, 새 필름을 넣으면 또 새로운 피사체를 찾아가면 됨.
끝...
마지막으로, 첫 롤 샘플샷이다.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여기저기 빛이 새지는 않는지, 제대로 찍히긴 하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좀 허겁지겁 찍은 감이 있다.....
Lomo Lubitel 166U | T-22 75mm f4.5 taking lens | 1/2s f4.5 75mm | Kodak Ektar100 | 마룻바닥 고정 |
Lomo Lubitel 166U | T-22 75mm f4.5 taking lens | 1/180s f4.5 75mm | Kodak Ektar100 | 핸드슈팅 |
Lomo Lubitel 166U | T-22 75mm f4.5 taking lens | 1/125s f4.5 75mm | Kodak Ektar100 | 유리에 비친 것처럼 핸드슈팅 |
Lomo Lubitel 166U | T-22 75mm f4.5 taking lens | 1.5s f4.5 75mm | Kodak Ektar100 | 테이블 위 고정 |
Lomo Lubitel 166U | T-22 75mm f4.5 taking lens | 1/250s f8 75mm | Kodak Ektar100 | 모노포드 사용 후 645 판형으로 크랍 |
재밌는 장난감이더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