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고 뜬금없이 갑자기 레더맨이다.
2021년 4월 25일 기준 업데이트 있음.
언제나 그렇듯이 상당히 난해하고 주관적인 이야기를 중구난방으로 길게 떠들 것이므로, 차분히 읽어보실 분은 옆에 음료수라도 한 잔 준비하시는 게 좋겠다.
각 도구의 리뷰는 다른 곳에서 찾아보시라. 아 글쎄 어쩌자고 여기까지 찾아오셨나이까? 나는 내 용도에 맞는지 아닌지가 첫번째 기준이고, 두번째가 실용성/가성비 뭐 그런 순서다. 가성비 좋고 구성품 좋아도 내 용도에 안 맞으면 그냥 나한텐 몹쓸 물건이다.
상당수의 아저씨들이 그렇듯이, 나도 공구 만지는 걸 좋아하고, 마음에 드는 공구는 포교(;;;)하기도 한다. 트렁크에 공구세트를 분류해서 갖고 다니는 미친놈은 나만이 아닐거다.
일할 때 쓰는 도구가 딱 마음에 들지 않으면 커스터마이징하기도 하고, 개조하기도 하고, 만들어서 쓰기도 한다. 대다수의 공구 좋아하는 아저씨들이 그렇듯이. 그런데 개인이 커스터마이징도 개조도 만들기도 애매한 공구가 있으니, 바로 폴딩 멀티툴이다. (걍 폴딩은 회전부/수납부/고정부만 만들면 되는데, 이걸 멀티툴로 구현하려면 치수/재질/설계강도에서 상당한 연구가 필요하다)
왜 폴딩 멀티툴이 필요할까?
왜 폴딩일까? 를 먼저 생각해보자. 아니, 생각할 것도 없다. 폴딩이 안되면 전체 도구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주머니 보관이 불편해진다.
업무상 불규칙하고 복잡하고 포장된 다양한 박스를 개봉해야 하는데, 어떤건 테이프, 어떤건 에어캡, 또 어떤건 박스와 박스를 겹쳐서... 비닐말이 둘둘부터 "뜯는데만 1분"이 걸릴 정도로 꽁꽁 싸메진 박스포장을 따서 알맹이(12~22kg;;)를 꺼내야 한다. 이때 사용하는 도구는 "커터칼"인데, 문구용 커터칼로는 금방 날이 부러져서(질긴 밴딩끈 자르다보면 쉽게 부러진다) 18mm의 좀 큰 커터칼을 쓰고 있었다.
이 커터칼을 그냥 근무복 바깥주머니에 넣어뒀더니, 맨 끝부분의 칼날 잡아주는 금속부분이 점점 근무복을 뚫어버리더라. 그래서 휴대시 전체 길이가 짧아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클립으로 옷의 외부나 어디에 걸어놓는 방식은 말도 하지 마라. 큰 박스 안에 제품을 넣고 빼고 하다 보면 박스 안으로 떨어져 분실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유튜브로 이것저것 보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던 중에 유틸리티 나이프의 존재를 알게 됐다. 흔히 "장판칼"이라고 부르는 제품군인데, 앞뒤로 뒤집어끼우는 범용 유틸리티 블레이드를 사용하더라. 날은 규격이라 전부 호환되고.
기왕 살 거 제일 괜찮아보이는 게 뭔가 찾아봤다. 베세이라는 메이커의 제품이 상당히 감성적이고 실용적이고 괜찮더라 하는 리뷰가 여럿 보였다. .......... 전세계에서 품귀현상이네;; 심지어 아마존에서도 두달 뒤 입고예정이라고 뜨더라. 생각보다 비싼 금액으로 이베이에서 하나 찾아서 주문했다. 삘받아서 우드그립버전도 찾아서 주문했다.
....올 생각을 안하네. 이베이 해외배송이 뭐 그렇지 ㅠㅜ
배송기간을 못 견디고 비스므리한 거 좀 싸구려틱한데 쓸만해 보이는 놈을 찾았다.
핸슨 유틸리티 나이프 FK1
★★★★★ (실용성/가성비 탑클래스)
옥ㅅ에서 개당 6천원 좀 넘게 주고 샀다. 직장상사와 함께 쓰려고(포교용) 두 개 샀다. 메이드인타이완.
와 세상에 이런 물건이 다 있네. 원핸드로 쉽게 펼치고 폴딩하고 가볍고 튼튼하고 컴팩트하고 벨트클립 달렸고 만듦새 괜찮고 칼날교체 안전하고 쉽고. 단점을 못 찾겠다. 두 개 샀는데 둘 다 균일한 품질로 편차도 없다.
완벽한 상품성으로 내 근무복 오른쪽 주머니에 자리를 잡았다.
잘 쓰고 있다가 잊어먹을 때 쯤 베세이의 제품 하나가 배송됐다. 여분의 칼날을 그립부에 보관할 수 있는 물건이다. 우드그립은 배타고 오다가 수에즈운하에 걸렸는지 아직도 도착을 안 하고 있다.
베세이 D-BKPH
★★☆☆☆ (실용성/가성비 꽝, 구입어려움)
감성 그런거 모르겠고, 만듦새는 괜찮은데, 원핸드로 못 펼치고, 원핸드로 못 폴딩하고, 폴딩할 때 락 누르려면 다른 손가락이 칼날 궤도에 들어와서 별로 안전하지도 않고, 쓰고 있던 핸슨보다 뻑뻑하고 두껍고 무겁고...
언뜻 보면 크기가 거기서 거기인 것 같지만... |
두께 차이가 이렇게나 많이 난다 |
딱 하루 사용해보고 핸슨에 비해 너무 많이 불편해서 도저히 못 쓰겠더라. 핸슨 다섯개 금액 정도가 녹아들었는데, 내 용도에는 핸슨의 발치에도 못 미친다. 뭐 이게 더 쓰기 편한 사람도 분명히 있겠지. 이게 이런 정도라면 우드그립도 아주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도착하자마자 ㄷㄱ마켓에 팔아야 하나 -_-;;
혹시 꼭 이 제품이 갖고싶다 하시는 분은, 재고 많고 훨씬 저렴한 워크프로의 비슷한 제품이 있으니(구조가 동일하다. 라이센스인지 카피인지;;) 그런거 먼저 써 보고 이게 용도에 맞는지 아닌지 결정하시면 되겠다.
결론 : 유튜브 리뷰는 참고만 하자.
근무복 주머니속에는 유틸리티 나이프 하나만 있으면 될 줄 알았는데, 판도가 변했다.
작업 완료된 제품(12~22kg)을 택배로 출고했는데, 배송과정에서 하단부 충격 파손이 발생한 사례가 늘기 시작했다. 명절 지나면서 택배물량 과잉으로 한시적으로 발생한 사례일 거라 생각했는데, 줄어들질 않더라. 제품 하단에 포장완충재를 더 추가하기로 했다. 에어캡을 롤에서 잘라 필요에 따라 겹으로 접어서 넣어야 했다.
...메모용 종이나 자를 땐 몰랐던 내 업무용 가위가 그렇게 거지같은 물건이었다. 한겹부터 여덟겹까지 자를 일이 있는데, 그 어떤 경우에도 에어캡 비닐을 자르지 못하고 씹기만 했다. "가위가 잘 안들어"라고 해도 다들 칼로 자르라고 하고 이미 가위가 있으니 새 가위를 보급해달라는 명분은 되지 못하고... 칼처럼 쓰려 해도 시원찮고, 가위날을 연마해도 그때뿐이다. 하루에 한번씩 연마해서 쓸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나? 이럴 땐 또 노출된 칼날이 짧은 유틸리티 나이프가 불리하네.
폴딩되는 가위(정확히는, 짧은 길이의 형태로 보관할 수 있는 가위)가 있는지 찾아봤다.
뭐 만만치 않은 금액대로 스타트하는데, 칼날이 큼직하면 보관도 큼직하고, 보관이 컴팩트하면 칼날도 컴팩트했다. 아니, 장난감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 어느 상품의 설명.
출처 : 옥션 판매 페이지 (이 판매자만 K5가 아니라 KS라고 정상적으로 올려두고 있다. 최하가이기도하고) |
일단 여기저기 리뷰를 털어보니 다들 가위는 정말 잘 든다고 한다. 그런데 금액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고, 부가적으로 달려있는 칼은 이미 나에겐 필요없는 아이템이었다.
....S801에서 칼이랑 가위만 빼온 제품이라고? 그럼 S801은 어떤 제품이야?
오... 거대한 가위와 플라이어... 뭐 대륙의 실수라는 둥 그다지 쎄지 않은 가격에 생각보다 이것저것 다 들어간 가성비 멀티툴... 날의 재질을 업그레이드 한 S801s 모델이 있으며 어쩌고 저쩌고... 중국산이라 가끔 만듦새가 좀 거시기하거나 뻑뻑한 제품도 있는데... "가위는 정말 최고네요"라는 평이 대부분이다.
그럼 이거랑 비슷한 게 또 뭐가 있나? 기왕이면 개인적으로 갖고 다니면서도 사용하게(어차피 내돈내산) 작고 가볍고 컴팩트하고 이것저것 다 들어있는데 가성비 좋은 물건으로.
.....샤오미 브랜드로도 비슷한 게(플라이어+거대 가위) 있네? S801보단 약간 작은 가위지만, 비슷하게 쓸 수 있을 것 같고 내 용도를 생각하면 뭐 이만하면 되겠다 싶어 주문했다. 정상가/일반가는 생각보다 비싸서 좀 싸게 사다 보니 해외직구 상품을 주문했네; 무료배송 2만원대 중반.
일주일이 지났는데 국내배송 알림이 소식도 없다.
또 고새를 못참고 먼저 검토하던 S801s를 질렀다. 3만원대 중반이다.(위 KS 판매자의 상품 중에 최하가가 있더라) 역시 직장상사와 함께 쓰려고(포교용) 두 개 샀다.
ROXON Storm S801s
★★★☆☆ (실용성/가성비 좋음, 가위펼치기불편, 구린그립감, 크고무거움)
이 물건을 주문하게 된 계기, 거대한 가위. 정말 크고 정말 잘 썰린다. 에어캡을 몇 겹을 접어도 다 썰린다. 나머지는 상품설명대로이고, 생각보다 크고, 생각보다 무겁고, 생각보다 불편하다. 메인툴 플라이어를 열어야 가위를 열 수 있고, 메인 플라이어가 한 쪽이 뻑뻑해서 잘 안 펼쳐지고, 가위수납부가 두툼해서 그립감이 좀 구리다. 하지만 가위는 정말 크고, 시원시원하게 잘 든다.
매일 가위 잘 써먹었다. 가위 성능이 진짜진짜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삼일천하로 끝나고 말았으니...
딱 삼일째 되는 날에 택배가 도착한 것이다.
Xiaomi NexTool multi-function knife 10in1
★★★★☆ (실용성/가성비 좋음, 편리함, 락부족)
샤오미 브랜드를 달고 넥스툴에서 제작한 물건을 파는 것 같다. 예전에는 넥스툴 플래그쉽프로라는 물건이었던 것 같은데, 샤오미 브랜드 달면서 약간 달라진 곳이 있는듯 하더라.(그러게 난 샤오미는 이런 거 만들어 파는 곳인 줄 알았는데 별걸 다 만든다 싶었다) 플래그십프로는 16in1, 멀티펑션은 10in1으로 기능이 좀 다르다. 와이어커터가 교체형이 아니고 , 전체적으로 좀 더 작고 가볍고 컴팩트해졌으며, 로프커터 대신 파이어스틱이 달렸다. 톱에는 락이 있는데 메인블레이드에는 락이 없는 이해할 수 없는 구조.
이 물건을 주문했던 이유, 큰 가위는 기대한 만큼 아주 잘 썰린다. 성능상으로는 록슨 가위와 비슷하고, 가위날이 아주 약간 짧은데 그건 에어캡 8장 이상 겹쳤을 때 불편할 뿐이지 4장 겹쳤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다. 메인 플라이어를 펼치지 않고도 가위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이 아주 편했고, 록슨보다 훨씬 작고 가볍다. 만듦새는 비교적 괜찮은 편인데, 플라이어에 달린 와이어커터가 좀 이가 안 맞아서, 블랙을 샀는데 한 번도 안 쓴 와이어 커터가 두어번 쥐락펴락 했더니 은색이 되기 시작했다 -_-;
색만 벗겨진 게 아니라 저 부분에서 미묘한 저항감도 느껴진다. 쌈마이하구만 ㅠㅜ |
가볍고 큰 접이식 가위라는 개념으로 내 근무복 왼쪽 주머니를 차지하게 됐다.
두 가위 모두 거대하고 아주 잘 든다 |
록슨 가위가 조금 더 크다. 벌어지는 각도는 넥스툴이 좀 더 넓어 실용적이더라. |
두께가 이렇게나 차이가 난다 ㄷㄷㄷ |
자연스럽게 록슨 S801s는 스토닉의 대시보드에 처박혔다. 아마 전지가위 안 갖고 산소 가면 꽃나무 가지치기 하는 데에나 쓰이겠지. 혹은, 트렁크에 하나밖에 안 들어있는 롱노즈 플라이어의 보조를 맞출 플라이어로 쓰게 될 것 같다. (내 언더트렁크의 공구함 구성 사진 보고 오셨는지? 롱노즈 플라이어는 하나밖에 안 들어있는데, 작은 부품으로 작업 할 때에는 양손으로 롱노즈 플라이어를 각각 하나씩 잡아야 편할 때가 많더라...)
....그러니까 사실 나는 록슨 KS 하나였으면 모든 게 끝날 사람이었단 말이다... 그런데 써보니 핸슨 유틸리티 나이프가 너무나 편하고 손에 쏙 들어와버려서, KS를 도입하면 뭔가 취지가 골때려지는 것 같아 억지로 일부러 안샀다 ㅋㅋㅋ
그렇게 잘됐군 잘됐어 끝나면 평화로웠을 텐데........
22kg짜리 제품 밑에 있는 미끄럼방지 고무발 고정볼트가 부식됐을 때가 떠올랐다. 맨날 칼로 낑낑대면서 고무발 잘라내고 부식된 볼트를 억지로 풀어냈는데, 이 고무발 부품을 잘라낼 때 유용해보이는 것이 멀티툴 검토 중에 떠오른 것이다.
써레이션 블레이드.
그래서 "써레이티드 블레이드 달린 꽤 쓸만해보이는 멀티툴"이 있는지를 찾아봤는데, 이건 또 가격이 산으로 올라가버리네. 멀티툴 업계는 이런 식으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물건을 고가로 책정하는가보다.
나한테 필요한 물건을 정리해보면, "큰 가위와 서레이션 블레이드가 달린, 가볍고 컴팩트하며 취급이 쉬운 폴딩 플라이어 멀티툴"이더라. 그런 물건을 아직은 못 찾았다. 이 과정에서 빅토리녹스, 레더맨, 거버 등등 다양한 메이커의 다양한 제품을 검토해봤는데, 이 "검토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새로운 것이 많고 즐거운 시간이었다.(아저씨들은 이런거 좋아한다 ㅋㅋㅋ) 이 과정에서 얻게 된 브랜드별 한줄요약이다.
빅토리녹스 : 스위스제. 고성능작은가위, 연마잘되는칼날, 고가, 평생AS어디다맡기지?
레더맨 : 미제. 끝판왕, 정품고가. 25년AS.
SOG : 기어식 메인툴인데 복불복으로 고장나는 경우가;;
거버 : 비싼고성능품도 있지만 저렴한제품군은 모두 중국산/심한품질편차.
간조 : ....가끔 위 메이커들 카피품 비스므리도 있고 뭐... 싸니깐;;
기타 :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좀 투박하다? 싶은 물건의 총집합. 뭐 별별 물건이 다 존재하더라. "중국산"이 존재하면 "동등품질의 카피품"이 존재할 수 있다는 소리다. 금형 유출됐을테니까. 그러니 거버제품을 카피한 간조 제품이 있을 수 있고, 이걸 빼돌려서 한샷 찍어내고 떨이로 털 요량으로 지프 로고 박아서 뿌렸고, 그걸 또 한샷 더 찍어서 누가 나도 한 몫 잡아보시겠다고 이름없는 브랜드로 만원이하에 뿌리고... 제조업체들은 생산단가때문에 중국을 고려하는 것이겠지만, 그게 자연스럽게 생산시설유출로 이어져서 저품질 카피품의 범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되겠다.
다른 거 더 살라면 고민하지 말고 돈 더 모아서 레더맨으로 한방에 가는 것으로.
하여간 다시 본제로 돌아와서, 써레이션 달린 쓸만한 저렴한 멀티툴을 찾지 못했다.
........ 보통 칼은 내 주변 여기 저기 널리고 널린 게 칼이잖아?
발상의 전환.
핸슨 유틸리티 나이프에 써레이션 블레이드를 끼우면 끝나는 거 아냐?
그래서 간단하게 해결.
저렴하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걸 괜히 한참 공부만 했네... |
저걸로 플라스틱 밴딩끈부터 고무발까지 사정없이 잘라내고 있다.
난 금손은 아니다. 그냥 보통손인데 실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여나가며 작업하는 것 뿐이고, 실수의 가능성이 있으면 리스크를 끌어안고 가거나 비용들여 전문가를 찾는다.
내 주변에는 물개손 곰손 꽤 많다. 아니, 그냥 내 보통손보다 좀 못한 보통손이 꽤 많다. 손재주가 별로 없다고 자타가 공인하여 뭘 하려고 할 때마다 필요한 공구를 찾아보고 지르긴 하지만 뭔가 뜻대로 되지 않아 좀 미진하게 마무리되거나 공구를 잘못 선택하거나 다 하긴 했는데 여기저기 험난한 자국이 남거나 뭐 그런 사람들 꽤 많다.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뭘까?
작업 도구와 방법의 잘못된 선택이다.
콘크리트 벽에 못을 박을 때 콘크리트용 못을 플라이어로 잡고 쇠망치로 때려박는 건 출장나온 능숙한 아저씨들은 다 한다. 그분들 그걸로 밥 벌어먹고 사는 프로다.
콘크리트 벽에 못 박을 때 서랍에 있던 아무 쇠 못을 손가락 끝으로 조심스레 잡고 두툼한 뺀찌로 때려박다 보면 일단 손가락 몇번 때려주시고, 못은 휘고, 콘크리트 벽은 가루가 돼서 부스러지고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하아...하지말껄)
그럼 일단 물리적으로 손해가 발생하고 육체부상+멘탈부상으로 자신감이 크게 떨어진다. 그걸 또 옆에서 보는 사람들이 위로는 못해줄 망정 "그거 하나 똑바로 못하냐"고 핀잔이다. 멘탈은 더 망가지고, "저건 사람 불러야 하는 작업"으로 생각하게 된다.
콘크리트 벽에 햄머드릴로 적당한 크기의 구멍을 뚫고 칼블럭(앙카)을 쑤셔넣은 후 스크류볼트를 체결해도 안전하고 비슷하게 할 수 있다.
숙련자는 숙련자만의 방법으로 해도 되지만, 초보자는 숙련자의 방법으로 하면 실수할 가능성이 있다. 내가 추구하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누구나 실수할 가능성 거의 없이 해낼 수 있는 방법"이다. 이 방법의 단점은, "거기에 딱 맞는 필요한 도구와 방법"이 모두 갖춰질 때에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뭐 나도 칼브럭에 쑤셔넣은 못 때려넣을 도구가 가까운 데 없을 땐 적당히 아무 도구(두꺼운 플라스틱 자 라거나;; 실리콘케이스에 씌워진 아이폰se라거나;;;;) 대고 손바닥으로 때려서 박기도 한다. 그래도 그 도구들(아이폰se;;)이 망가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경험으로 있으니까 할 수 있는 정신나간 짓이다 ㅋ
우중충한 녹색 벽을 빨간 색으로 페인트칠하고 싶었다. 빨간 페인트를 아무리 끼얹어도 색이 우중충하게 보인다. 흘러내린 빨간 페인트가 떡이돼서 뭉쳐 표면도 울퉁불퉁하다. 아저씨들이 전에 베란다에 페인트 칠 할때 보니까 벽에 그냥 막 발라도 색 제대로 나오던데...(그거 혹시 흰 벽에 회색 페인트 아니었소?) 또 옆에서 보는 사람은 "그거 하나 똑바로 못하냐"고 핀잔이다 ㅆㅂ 그럼 앞으론 니가 하든가
표면을 최대한 균일하게 다듬어준 후 프라이머/백색 하도 올리고 원하는 페인트를 약간 묽게 해서 붓질, 마른 후 직각으로 교차하도록 붓질을 반복해 주면 시간과 재료는 많이 들어가지만 누구나 원하는 결과를 확실하게 얻을 수 있다. 어렸을 때 프라모델에 에나멜 떡칠하면서 조금씩 알게된 방법의 조합인데, 이게 그냥 페인트칠 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전혀 차이가 없더라.
목재 공간박스를 조립하려는데 도라이바질(;;) 하니 손이 너무 아파서 다이소에서 전동드라이버를 사와서 한다. 공간박스의 정밀도가 그리 높은게 아니라서 아주 약간만 어긋나도/혹은 그냥 제조공차(;;;)로 5천원짜리 전동드라이버가 볼트를 박질 못한다.
그래서 쫌 비싼 전동드라이버를 굳이 꼭 사와서("저 공구는 힘이 약해서 안돼. 좀 비싸도 힘 좋은거 써야 하나봐"라는 핑계를 댈 수 있다. 일부러 이런 방법으로 미끼상품을 폐기하고 고가의 드림머신을 도입하는 아저씨도 있다나 뭐라나) 박는데, 어라. 얼마나 힘이 쎈지 접시머리 볼트가 자재 하나를 뚫고 들어가버렸네;;; 어 이쪽껀 속에서 볼트가 헛돌고있고, 이쪽은 옆구리가 터졌어;;
나 : "토크는 얼마로 줬어?"
물개손 : "토크 어떻게 줘???"
나 : "숫자 얼마에 맞췄어?"
물개손 : "나사 박을 때는 끝에 나사모양으로 맞춰놓고 쓰는 거 아냐?????"
나 : "그거 드릴모드야!"
다행히 목재 공간박스는 싸구려 mdf라서 옆사람이 "그거 하나 똑바로 못하냐"고는 하지 않는다. "됐어 버려. 하나 다시 사지 뭐".(이런 말이 더 속상함 -_-;) 하지만 IKEA 가구가 출동하면 어떨까? 이! 케! 아!
위는 웃자고 하는 소리가 아니고 전부 경험한 사례들이다.
그럼 작업 도구와 방법은 왜 잘못 선택하게 되는 걸까?
요즘은 정보의 홍수로, 그냥 아무데서나 ㅇㅇ작업하는 방법, ㅁㅁ공구 사용법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왜 이런 걸 보고도 뭔가가 원하는 대로 잘 안 풀리는 걸까?
근본적으로는 경험치 부족이겠지만, 난 결국 "도구의 숙련도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롱노즈 비틀기 스킬 8렙.
도구 하나를 오래 자주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도구가 손에 익게 되고, 그럼 같은 도구로 이런 것도 하고 저런 것도 하는 게 가능해진다. 가정/사무실에 출장온 전기공사 아저씨들 옆구리에 플라이어류 여러개 걸린거 본 적 있나? 익숙한 단 하나의 도구로 다 처리한다. 대부분의 아저씨는 펜치 하나로 이것저것 다 끝내기도 하고, 작업내용이나 취향에 따라 어떤 아저씨는 니퍼를 롱노즈플라이어처럼 쓰기도 한다.(양쪽 날 끝으로 피복 벗겨진 가느다란 와이어 끄트머리를 잡아서 끊어지지 않게 힘조절해서 당기고 비트는 모습을 보면 그 아저씨의 숙련도를 짐작할 수 있다)
포크레인도 달인이 조종하면 붓글씨도 쓴다고 하잖아? 뭐 그런 거다. 와이프도 새 프라이팬으로는 고기가 원하는 대로 구워지질 않아 불조절도 하고 시간조절도 하고 그러더라.
그럼 도구 숙련도는 왜 쉽게 올라가질 않는 걸까? 만질 일이 별로 없으니 그렇지.
일단 올바른 사용법을 접한 적이 없다.(니들 유튜브가 모두 올바른 방법만 안내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 올바른 사용법을 접한 적이 없으니 아는 방법 중에 제일 그럴싸한 방법으로 써본다.
> 그 방법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인 경우가 꽤 있음.
> 그 도구는 "별로인 도구"로 판단하여 잘 안 쓰게 됨.
> 도구 숙련도가 오르질 않음... > 다른 도구 준비
> 다른 도구인들 이상한 방법으로 사용 > 악순환.
별것 아닌 것 같은데 상당히 중요한 거다. 칼로 무언가를 자른다고 할 때에도, 끊듯이 누를지, 베어 자를지, 썰어 자를지 차이가 있고, 딱딱하고 평평한 바닥에 대고 긋는게 나을지, 접어서 걸고 자를지, 같은 자리를 여러번 지나가야 하는지, 칼을 고정하고 재료를 이동하는게 나은지 등등 사용법은 여러가지일 수 있다.
벽에 걸 액자 와이어 하나를 자를 때에만도 여러가지 도구로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이걸 모르는 상태로 올바른 방법을 검색해보고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힘은 힘대로 쓰고 손아프고 와이어는 너덜너덜해지고 옆사람은 "그거 하나 똑바로 못하냐"고...
사실 도구에 올바른 사용법이라는 게 어딨어? 그냥 대충 쉽게 잘 될 것 같은 방법으로 대충 쓰면 되는거지. 대충 아무걸로나 꽉 잡고 대충 아무걸로나 자르고 뚫고 구부리고 뭐 그런거지. 그런데 올바른 사용법이란 게 결국 그런 거다. 좀 더 편하게 쉽게 안전하게 확실하게 빠르게 원하는 작업이 끝나는 방법이란 거다. 단 하나의 도구를 이렇게도 써 보고 저렇게도 써 보고(다른 도구가 없다고 가정하면)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도구에 익숙해지고, 더 편하고 더 안전하고 빠르고 쉬운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근데 하다가 잘 안된다고 다른 도구로 자꾸 갈아타버릇하니까 도구의 무게중심도 다르고 손의 피로도나 감각도 다르고 쓸 때마다 잘 모르는 도구 만져봐야 되고... 뭐 그런 거다. 익숙해지면 싸구려 도구 단 하나로 별별 작업을 다 할 수 있는게 출장나온 아저씨들이라니까?
그러니까, 물개손 곰손들은 "나 전용 도구세트" 딱 한 종만 죽도록 익숙해지면 저절로 보통손이 될 수 있다.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의 원리는 이 모든 도구에 공통으로 쓰이는 단 하나의 원리이며, 이미 다들 배우기도 했고 감각적으로도 이해하고 있다. 원리가 동일하니, 도구 하나만 익숙해지면 다른 도구를 처음 접해볼 때에도 이러이러하게 사용하면 쉽고 편하게 쓸 수 있겠구나 하는 윤곽이 쉽게 보인다.
첫단추는 "나 전용 도구세트"에 익숙해지는 것. 이 도구세트는 만원에 열두개 들어있는 가정용 종합공구세트 파우치일 수도 있고, 고가의 도구세트일 수도 있고,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산 낱개 도구들의 모임일 수도 있다. 내 도구세트는 이 경우들이 모두 해당된다.
처음엔 가정용 공구세트에서 하나씩 빼서 쓰다가, 필요한 것이 더 생겨서 낱개로 더 사고, 쓰다 보니 세트로 준비하는 게 필요하거나 저렴한 경우가 있어 어찌어찌 중복되는 공구도 여럿 생기고 뭐 그렇다. 아이폰/맥북 작업용 드라이버 비트세트가 세 세트나 된다 -0-/ 여기서 모자라서 필요하면 또 사고, 관리 못해서 녹나고 부식되면 또 사고 부러지면 또 사고 뭉게지면 또 사고 뭐 그런 편이다. 이 과정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는데, 싸구려 공구는 딱 그만큼의 가치밖에 없고, 괜히 싼게 아니더라는 거다.
정리해보면, 꽤 가격이 나가더라도 쓸만한 품질의 공구세트를 준비해서 익숙해지면, 좀 더 빠른 시간 내에 물개손 곰손을 벗어나서 보통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거다. 그래서 주변의 물개손 곰손들에게 선물해 줄 멀티툴을 고민해봤다.
....위에서 한참 고민했잖아?
결론은 레더맨이다. 필요한 게 톱이냐 가위냐의 차이로 윙맨인지 사이드킥인지 결정하면 될 것 같다. 딱 하나만 쓰면서 익숙해지면 물개손 곰손 탈출하겠지.(그리고 멀티툴보다 전용툴 사용하는 게 월등하게 편하다는 걸 깨닫게 될거다 ㄷㄷㄷ)
....나는 싸구려 쓰면서 남들은 레더맨 선물해주려고 계획하니까 뭔가 배가 아파졌다 -_-;
그래서 내껏도 하나 샀다.
그리고 드디어 레더맨.
Leatherman Squirt PS4
★★★★☆ (플라이어 키체인툴 중 가장 작고 가벼운 물건/가위개판)
별다른 핑계는 없다. 그냥 갖고싶었다.
업무상 이 철판의 두께가 0.8mm인지 0.76인지 0.6인지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가끔 자재가 섞이게 되면 0.8과 0.6은 쉽게 구분되지만, 0.76인지 0.8인지는 영 헷갈렸다. 이걸 원래 분류하는 담당자도 가끔 자재가 섞일 때마다 나에게 확인을 요청했다. 그래서 0.76 게이지를 만들어서 자재가 꽂히면 0.76, 안 꽂히면 0.8, 헐렁하면 0.6으로 파악하는 도구를 준비하기로 했다. 너무 크면 불편하고 작아도 기능만 잘 하면 되니까...
레더맨 스쿼트 PS4와 미니미니 버니어캘리퍼스들. 버니어캘리퍼스에 눈금을 보면 이게 얼마나 작은 물건인지 알 수 있을 거다. |
실재 측정이 가능한(ㅋㅋㅋ) 미니 버니어캘리퍼스 악세사리를 사서 개조하기로 결정. 능숙하지 않은 사람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0.6mm용 0.76mm용으로 두개를 준비했다. 마침 두개가 골드/실버로 색도 다르다. 거지같은 정밀도의 악세사리를 측정용으로 만들기 위해 면 다듬고 교정보고 그래도 유격이 해소가 안되어 결국 본딩해버렸다.(이 모든 귀찮은 가공작업을, 앞서 포교한 상사가 전부 대신 해 주셨다 -0-/)
이 미니미니 버니어캘리퍼스들을 달고 다닐 베이스가 레더맨으로 낙첨되었다.
기능만 보면 거버 다임, 바이스/스플라이스 시리즈도 꽤 괜찮아보였지만, 바이스는 플라이어가 너무 약해보여서 기각. 갖고다닐 가위는 딱히 고성능일 필요가 없어서 스플라이스도 기각. 다임도 플라이어때문에 고민 많이 하다가...... 이게 중국산이라 품질이 생각보다 좀 많이 껄적지근하더라는 리뷰가 너무 많았다. 떠오르는 또하나의 생각은, 중국산이니까 조만간 열화카피판이 나오겠거니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래서 레더맨 스쿼트 시리즈를 고민했는데.... 고민이 무의미했다. 현재 정상적으로 구입 가능한 정품은 PS4밖에 없다. ES4를 판매중인 모든 판매자에게 문의를 넣어봤는데 재고없단다.
레더맨 스쿼트 PS4를 만지작거리며 갖고놀아본 즉... 이 쪼그만게 날도 잘 서 있고 이도 딱딱 맞아떨어지고 엄청 부드러운데 엄청 정교하게 만들어진 물건이라 아주 많이 놀랐다. 다만 가위는 "우리 가위도 달아줬다" 수준이다. 날은 잘 서 있는데 그냥 뭐 종이나 자르는 용도지 비닐은 전혀 못자르더라...
다음에 플라이어 기반 멀티툴 살 필요가 있으면 쓸데없는 고민하지 말고 그냥 "어떤 레더맨을 살까"만 고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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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25일 추가
레더맨 스쿼트의 마음에 안드는 가위가 계속 거슬렸다. 그냥 참고 잘 썼으면(이때까지 없이 살았으면서) 잘됐군 잘됐어 하고 평화롭게 끝났을텐데, 그걸 또 못참고 이것저것 찾아봤네.
그리고 드디어 찾았다.
플라이어와 가위가 모두 달린, 꽤 괜찮은 미니 멀티툴.
Xiaomi NexTool Mini Flagship 10in1
★★★★☆ (실용성 좋음, 키체인급에 플라이어와 큰 가위)
재고가 잘 없고, 생각보다 가격이 쎈 편이었다.(ㅋㅍ에서 3만원대 초반으로 구입)
앞에서 넥스툴 멀티펑션나이프의 실용성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했는데, 그 쪼그만 버전이 따로 있더라.
맨 위부터 넥스툴 멀티펑션나이프 이번에 지른 넥스툴 미니 플래그십 레더맨 스쿼트 PS4 크기 비교. |
레더맨 스쿼트가 휴대성은 최강이다. 주머니속의 다른 그 무엇도 걸릴 일 없이 마감이 깔끔하게 돼 있으며, 야무지고 다부지고 컴팩트하다. 넥스툴 미니는 약간 크고 약간 무거운데, 손에 쥘 때의 부피감은 생각보다 크다.
넥스툴들의 플라이어 형태 |
넥스툴 미니에도 작지만 와이어커터가 달려있다. 찾아본 리뷰들에서는 플라이어 이가 잘 안 맞는다거나 만듦새가 부실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내건 일단 이는 잘 맞고 유격은 딱히 없다.아마 이걸로 겁없이 뭔가를 자르려고 하면 바로 작살날 것 같아서, 미니의 와이어커터는 영원히 안 쓸 것 같다 -_-;
넥스툴들의 가위 형태 |
넥스툴 미니의 가위 크기는 거버 스플라이스나 레더맨 스타일의 그것과 비슷할 것 같다. 어지간한 풀사이즈 멀티툴에 달린 보조 가위보다 크다!
넥스툴들의 메인 블레이드와 서브툴 멀티펑션에는 톱이, 미니에는 양면파일이 달렸다. |
넥스툴들의 보조툴 멀티펑션에는 십자드라이버/일자드라이버겸병뚜껑따개/파이어스틱(이걸 언제 쓰나;)이, 미니에는 십자드라이버/병뚜껑따개겸캔따개가 달렸다. |
대부분의 멀티툴의 큰 일자드라이버는 프라이 바 역할을 겸하기도 하는데, 넥스툴 멀티펑션의 일자드라이버는 아무리 봐도 약해보여서 프라이 바 역할은 별로 못하게 생겼다;
넥스툴 미니의 모든 공구 |
저 키체인 링과 랜야드는 이 제품의 설계결함인 것 같다. 그냥 두면 가위를 사용하거나 가위를 접을 때 자꾸 걸린다. 왜 저런 곳에 달았는지 모르겠다.(무게중심에 가까워서 그런가?) 구조를 생각해 보니 딱히 달만한 곳이 없다; 키체인이라는 타이틀은 달고 싶었나본데, 그냥 초미니로 컨셉잡으면 되지 굳이 키체인으로 컨셉잡을 필요가;;
그냥 만져보기만 하는데도 거슬려서 일단 제거한 키체인링. 랜야드도 일단 안으로 돌려넣었다. |
키체인링과 랜야드는 뭐 그렇다 치고(즉, 키체인으로 사용은 안한다고 치고) 그냥 막연히 스쿼트 PS4와 실용성에 대한 비교만 해봤다.
넥스툴 미니 플래그십과 레더맨 스쿼트 PS4의 모든 도구 전개상태 |
뭐 두 툴이 아주 크게 구성이 다르지는 않다.
넥스툴 미니와 레더맨 스쿼트 PS4의 플라이어 비교 |
본체 크기가 다른 만큼, 넥스툴 미니의 플라이어가 조금 더 크다. 대신 넥스툴 미니의 와이어커터는 이걸 제대로 쓸 수나 있을까 싶은 크기와 위치. 뭐 키체인급은 어차피 비상용/보조용이니까. 특이한 점이라면, 미니의 스프링으로 벌려진 정도가 좀 더 넓더라 하는 정도다.
넥스툴 미니와 레더맨 스쿼트 PS4의 메인 블레이드 비교 |
메인 블레이드도 넥스툴 미니의 것이 쫌 더 크다. 레더맨 스쿼트 PS4의 메인 블레이드는 한쪽으로만 날이 서 있는 편날인데, 이걸 선물해드린 직장상사 曰, "굳은살 제거할 때 딱이야!" 숨은 기능 찾기네...
비교할 필요가 없는 가위 |
키체인급은 그냥 주머니속에 넣고 다니다가 심심하면 만지작거리는 맛도 있는데, 이때 할 만한 게 손톱정리;; 스쿼트 PS4의 가위는 내 질긴 엄지손톱을 다듬지 못한다. 레버가 작아서 손도 아프고. 아르키메데스의 지렛대의 원리는 크고 길고 넓은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쉽게 설명해준다니까? 넥스툴 미니의 가위는 아주 쾌적하게 손톱을 다듬을 수 있다. 뭐 다른 것도 당연히 잘 잘리겠지.
넥스툴 미니 플래그십은 키체인으로는 달기 불편하지만 휴대크기는 키체인급이며, 플라이어와 큰 가위가 달린 보기 드문 물건이다. 가격이 레더맨의 60%에 필적하는데, 뭐 기능이 더 있으니까 동급도 아니고, 무상 AS는 1년(근데 어디서 받냐...? 넥스툴 수리업체 어딘지 아시는 분?)만 해 줘도 감지덕지다. 무엇보다, 틈새시장을 잘 노려서 나같은 놈은 넥스툴 미니 플래그십이나 멀티펑션나이프를 쓸 수밖에 없어!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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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여기까지 이 긴 글을 봐주신 분들께 당부말씀 드린다.
뭔가 작업할 때 손을 다칠 가능성이 있어보이면, 적절한 작업용 장갑을 착용하고 하자.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