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10일 토요일

1세대 iPadPro 깨진 액정유리 땜수리

벌써 이게 몇 년 쓴 기계냐.

꼴에 프로라고, 새 아이패드를 구입할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성능에 대화면의 1세대 아이패드 프로. 정말 잘 써먹고 있다.

....가.......


"여보 나 사고쳤어"


이 내가 액정을 깨먹은 것이다.



표면의 유리가 앗쌀하게 깨져주셨다. 아침 댓바람부터 청소기 들고와서 유리조각 청소하고 쌩 쑈;;


몇 주 전부터 보호용으로 끼워둔 투명 폴리카보네이트 케이스가 금이 가고 조각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는데, 싸구려 폴리카보네이트 케이스라서 그냥 "싸구려라 오래 쓰니 갈라지고 깨지고 하는구나" 하고 말았다.

이게 화근이었다. 오래 돼서 깨지는 게 아니라, 거기에 알게 모르게 충격이 다양하게 갔기 때문에 깨지는 것이었다. 와이프가 진작에 지적했던 파손인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내 잘못이다. 여러분 와이프 말을 들읍시다. 자다가도 떡이 나옵니다.


어찌어찌 체크해 보니 LCD는 멀쩡하고 터치도 멀쩡하다.

.... 유리 교체가 LCD랑 앗세이라서 애플에서 60만원이 넘고 사설수리점에서도 30만원을 넘는다는 검색결과가 나왔다.

그 돈이면 10만원 얹어서 새 아이패드를 사고 말지 -_-;


그래서!

피해가 더 커지지만 않도록 땜질해서 써 보기로 했다.



준비물

자동차용 유리용접본드. (택배비 포함 1만원도 안됨)

평정심(그런거 이미 날라갔다)

새 액정보호필름. (혹시 깨진 부분때문에 실수할까봐 싸구려 2장 삼)

새 아이패드 케이스. (택배비랑 필름 합쳐서 2만원도 안됨)



계략(?)

깨진 부분에 유리용접본드를 흘려넣고 굳혀서 더이상 갈라져나가지 않도록 하고, 전면카메라 부분의 심한 파손은 그냥 굳히기만 하고 표면 포기/필름으로 덮기.

간단하지?



삽질


일단 유리용접본드를 깨진 단면 사이에 흘려넣고 채워준다.



깨진 자리에 유리본드를 몇방울씩 떨구고 살짝 벌어지도록 아이패드를 조심스럽게 약간씩 뒤틀었다.


깨진 자리에 액체가 방울방울 삐져나오는 것을 보니 사이사이 잘 들어간 것 같다.

이제 강한 자외선으로 본드를 굳힌다.

강한 햇빛에 노출하면 된다고 본드 설명서에 써 있네. 10분 정도면 된다고 하는데 자외선량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고, 인터넷의 자동차유리 작업사례를 보면 1시간으로도 안 굳는다는 경우가 있어서, 소량으로 며칠에 걸쳐 조금씩 반복 작업했다. 굳히고-표면정리하고 굳히고-표면정리하고의 반복.


먹고 살려면 출근은 해야 하니 본딩 후 베란다/창가의 양지바른 곳에 아이패드를 배치하고 퇴근후에 표면정리. 이런 식으로 하니 한 일주일 내내 작업한 것 같다.


더이상 잘 할 자신이 없다고 생각이 들 때 즈음 마침 본드도 다 떨어졌다.


에라 모르겠다. 최종 표면정리하고 클리닝하고 혹시나 떨어져나올 유리조각을 방지하기 위해서 보호필름을 붙인다. (나는 1세대 아이패드부터 지금까지 계속 노필름으로 써왔다;)


해서 작업이 끝났다.



벌리고 누르고 자꾸 스트레스를 줘서 그런지 표면이 아주 깨끗하게 붙지는 않았다. 원래 이런 거 붙이라고 나온 물건이 아닌 것도 같고 -_-;

미쳐 잘 닦아내지 못한 이물질때문에 필름도 깔끔하게 붙질 않았는데... 뭐... 만사가 귀찮다 ㅠㅜ


뭐 하여간 갖고 다니면서 사용하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은 붙어서...



이 아이패드프로는 그냥 평생 끌어안고 가야 할 것 같다.

ㅠㅜ


여담.

주변 지인들에게 액정 해먹은 이야기를 했더니 줄을 선다.

"5만원에 내가 살께".

"어 그럼 난 7만원".

"2만원 더 추가!"

.....이냥반들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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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7일.

이 글은 네이버 모 동호회 카페에서 누가 댓글로 언급한 적이 있는가보다. 갑자기 리퍼 수가 확 늘어서 뭔가 하고 봤더니 전부 한 카페 특정 게시물의 댓글에서 링크가 리퍼돼있더라. 회원가입 및 수동 등업이 필요한데 절차가 좀 필요해서 확인해 보려다가 말았다....

아니 뭐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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