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5일 일요일

브리타 정수기 알루나 메모 (BRITA Aluna-memo)

이사 오고 나서 한동안 식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었다.
본가 들러서 정수기 물을 길어오는 방법으로 살고 있었는데.... 여러 모로 문제가 있는 방법이었다... (이런 방법을 생각해 낸 나도 참 웃기다 -_-;;)

고민 중에 누나에게 조언을 얻어, 일단 브리타 정수기 도입을 고민해 봤다.


내 요구사항은 간단했다.

1. 저렴한 TCO (Total Cost of Ownership... 맞나?)
2. 손쉬운 취급 (필터 교환 등의 유지보수 포함)
3. 마실 수 있는 물이 나올 것.


저렴한 정수기는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정수 능력에 의심이 가는 경우이거나, "손쉬운 취급"이 난해했다. 필터 교환하려면 사람불러야 돼...


취급이 쉬운 정수기는 "필터를 아예 교환하지 않는 타입" 으로, 현실성이 매우 떨어진다. 더 취급이 쉬운 것이라면 "사람 불러서 하는" 방식이 있겠지만, 이런 경우 매우 높은 확률로 가격이 확 올라간다...


음용 가능한 정수기는 대체로 만족하는 기준이 좀 공중에 붕 떠 있는데, 이를테면 우리는 마실 수 있는 물에 중금속 함유량, 세균류 등 "이물질"이 어느 정도나 섞여있어도 "안전한지"에 대해 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먹는 물에 그런 이물질이 어느 정도 섞여있는지 측정하기도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봐야겠지 -_-;)

그래서 일단, "수돗물"은 음용 가능하되, 스테인리스 수도관을 통해서 오는 것처럼 이물질이 좀 적다면 먹고 문제 생길 일은 없다고 치자.

요컨데, 너무 허접한 방식의 정수기만 아니면 그럭저럭 먹는데 지장 없다는 뜻 되겠다.


그래서, 누나가 권해준 브리타 정수기를 차근차근 검토해 봤다.




1. TCO.

브리타 정수기 세트의 구성은, 1) 물통 2) 필터 로 끝이다. 물통은 한 번 사서 계속 청소하며 쓰는 거고, 필터는 4인 가족 기준으로 대략 2개월마다 교체해야 한단다.

이 부분이 애매해서 자료 찾아서 계산을 다시 해 봤다.

우선 필터의 권장 사용량을 알아내야 하는데, 어느 쇼핑몰에는 150리터, 어느 쇼핑몰에는 300리터라고 써 있다.
애매할 때에는 적은 쪽을 적용. 브리타 정수기 필터의 권장 사용량은 150리터라고 가정하자.

필터 1개의 가격은 대략 7천원 정도. 간단하게 계산하면 7000원/150리터 = 46.666...원/리터 되겠다. 대충 필터로 소모되는 비용은 1리터에 50원 꼴이라고 보면 충분하겠다.

그럼 여기에 소요되는 수도물 가격을 대충 산출해 보면...
지난달 우리집 관리비를 보니, 전체 상수도요금이 1950원 나왔다.......
아 그냥 물값 포함해서 1리터에 50원이라고 치자. 귀찮다;;

물을 사먹을 때(솔직히 말해서 출처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생수)와 비교를 하면, 비교적 저렴한 생수 인터넷 검색 최저가가 1리터에 450원은 넘는다.
유통 전문점에서 조금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 같다. 대략 2리터 여섯개 한 묶음에 삼천원 정도. 리터당 250원 꼴인데, 결국 브리타 정수기를 도입하면 하여간 확실하게 경제적으로 절약은 되는 것 같다.

그럼 혼자 사는 내가 대충 식수를 얼마나 소비하는가 해서 기록을 보니까...
걍 마시고 밥 해먹고 라면 끓여먹고 한 달 동안 20리터가 안된다 -_-;;
나는 필터 하나로 반 년을 버텨도 된....다;;;;

연간 나 혼자 마실 물에 들어가는 비용 : 1만5천원 (이하 -_-;;)

브리타 정수기의 TCO는 합격.



2. 손쉬운 취급.

브리타 정수기 세트의 구성은 물통/필터로 끝이기 때문에, 물통은 그냥 필터 교환할 때 깨끗이 닦으면 그만이고, 필터는 걍 뺐다 꼈다 하면 끝이다.

물은 "차가운 수돗물"을 사용해야 한다. 온도에 따른 여과 능력에 차이가 있는가보다. 뭐 어차피 냉장보관 할 거니까 뜨끈한 수돗물을 사용할 가능성은 없다. 걍 싱크대에서 찬 수돗물 틀어놓고 잠시 받았다가 놓으면 된다.

조금 까다로운 부분은, 필터의 최초 사용방법과, 사용중 보관방법이다.

최초 사용시에 물통에 담가서 좌우로 한두번 흔들어주고 20분 정도 냅두라고 한다. 그리고 최초 2회분 정도는, 유통중에 손상된 필터 내부 활성탄이 가루처럼 깨져 나올 수도 있다고 하니, 화분에 부어주는 용도로 쓰라고 한다.

내부 은활성탄 필터는, 나름 세균 증식을 억제해 준다고 한다. 그 효과를 충분히 얻기 위해서는, 필터가 물에 잠겨있어야 한댄다.

그래, 연간 물값 2만원 미만을 위해서라면 그까이꺼 내가 충분히 귀찮아질게!!

하여간 손쉬운 취급에 대해서도 브리타 정수기는 그럭저럭 합격.

그런데 써보니 ............ 그냥 대충 물 받아놓으면, 아주 자연스럽게 필터가 물에 잠겨있더라 -_-;




3. 마실 수 있는 물.

이거 참 고민 많이 했는데.....

솔직히, 물 사다가 먹는 것도 어차피 믿기가 좀 껄적지근 하잖아?

그래서 걍..... 생각 안하고 대충 먹기로 했다 -_-;;

먹고 탈 나면 그때 "너님 고소" 신공을 펼쳐야지 -_-;

약품 냄새나 나지 말아다오 -0-

빡쎄게 정수하는 방식은(증류수를 만들 셈이냐!), 화초에 물 주면 화초가 시들시들해 지기도 한다는데, 브리타 정수기는 최초 필터 교환시 사용한 물을 아주 자신있게 화분에 주라고 적어놔서..... 그냥 그게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샀다.

고민 끝에 선택한 모델은 (가장 저렴한) 알루나 메모.

삼익제약 쇼핑몰 이 정품 판매처인데, 옥션 등에서 뒤적여보니, 삼익제약에서 직접 판매하는 제품이 있고..... 결과적으로는 옥션이 조금 더 싸더라 -0-

가끔 "1년치 필터를 구입하시면 물통을 그냥 드려요" 등의 프로모션도 있는 것 같으니, 구매 계획이 있다면 정품 판매처를 먼저 찔러보는 방법이 권장할 만 하다. (누나는 이 방법으로 샀다더라)

제품은 이렇게 단순하게 생겼다.


위에 하얀 통에 찬 수돗물을 받으면, 아래 투명한 곳에 정수된 물이 받아지는, 단순한 방식이다.

혹시 정수기의 정수 원리에 대해 알아보려고 이 블로그에 오셨나?
그건 다른 곳에서 검색해 보시라.
하도 갑론을박 하는 장르라서 나도 뭐가 맞는지 좋은지 모르겠다 ㅋㅋ




위 뚜껑에 달린 다이얼은, "이 날짜가 되면 필터를 교환해 주세요" 라는 용도인데, 디지털 게이지가 달린, 조금 더 비싼 제품도 있긴 하더라.
하여간 2월 19일 즈음에 처음 사용하기 시작해서 일단 4월 19일로 교환 예정 날짜를 맞춰놨다.

그런데, 모 게시물에서 언급했던 김영감의 아이디어를 사용하면, 보다 구체적으로 써먹을 수 있다.

다이얼을, 날짜가 아닌, 30진법 수동 카운터로 쓰는 방법.

나는 어차피 정수 된 물을 2리터 생수통 서너통에 옮겨담아서 냉장 저장하기 때문에, 꽤 정확하게 정수한 양을 알 수 있다.
알루나 메모의 다이얼은 오른쪽이 일(2~3일 간격으로 숫자 표시 돼 있다), 왼쪽이 월(12월까지)인데, 1월1일을 최초 스타트로 해서 필터를 교환하고, 30리터를 사용하고 나면 2월 1일로 변경.
요컨데, 5월 30일을 넘기게 되면, 필터를 교환할 때가 됐다는 뜻이다. 150리터 정도를 여과했으니까...




뚜껑을 열었더니 한 가운데 꼽혀있는 물건이 필터.(필터 하나는 물통에 번들로 들어있다) 그냥 여기다가 찬 수돗물을 받으면 끝.
대략 5분 정도면 정수가 끝난다.





한 번 가득 물을 받으면 이 정도 정수된다. 압력 차이때문에 위에는 아직 물이 있고....
아주 자연스럽게 필터는 물에 잠긴 형태가 된다. (그래서 세균 증식을 억제하고 어쩌고 저쩌고)

한 번 더 가득 물을 받으면 투명한 부분은 거의 꽉 채우게 되고, 대략 2리터가 약간 안된다. (하긴 제품이 1.9리터니 -_-;)




이건 정품 필터.

내가 물을 얼마나 마시는지 기록해 두질 않아서, 그냥 "4인 가족 기준 1년에 6개"라는 막연한 이야기에 6개를 샀다.

계속 나 혼자 살면 3년치다;;
하지만 내년에는 꼭 다 쓰고 싶다....

부록으로, 다 쓴 필터는 기본적으로 은활성탄, 숯이기 때문에, 햇볓에 잘 말려서 탈취제로 써도 좋다고 한다...

필터 교환 방법은 이 포스트 이후 약 1년이 지나서 업뎃!

남들은 뭐 물맛이 좋네 어쩌네 하는데 난 그런건 구분이 안가고....
수돗물 특유의 약품 냄새(염소 냄새일껄?)는 하나도 안 난다.

라면 맛이 달라질 정도 -0-


끗이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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