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중인 디테일링 카페에 올린 글을 긁어와 붙입니다. 비공개 카페라서 일부 링크가 연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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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 touch-up, leveling
정의 :
터치업 : 끝손질. 자동차 용어로는, "1년이 안된 도장에 부분도장하는 것"을 말한다.
레벨링 : 렙업노가다 평탄화 작업.
해설 : 터치업과 레벨링은 디테일링에 해당하지 않고 리스토어링/리페어링에 해당한다. 그런데 나한테 하도 많이 물어보고, 가르쳐주면 시키는대로 하지도 않아놓고 결과물이 마음에 안든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번 기회에 정리해둔다. 아래 정리하는 내용은, "이대로 하면 엄청 번거롭지만 누구나 반드시 작업할 수 있어요"라는 기준이고,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어딘가에서 파탄이 날 수 있다.
도장면에 작은 손상이 생겨, 해당 부분만 오너용 페인트로 덧칠하는 행위를 터치업이라고 하고, 이 과정에서 원치 않게 원래 도장면보다 위에 발라진 페인트를 다듬어 평평하게 마무리하는 것을 레벨링이라고 한다.
그냥 붓페인트로 슥 칠하고 컴파운드로 밀어 다듬는게 아니다. 이렇게 작업하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
물론 개념만 따지자면, 손상된 곳만 페인트칠로 메꿔주고, 경화 후 돌출된 페인트를 깎아내는 개념이 맞긴 하다.
일단 터치업/레벨링을 해야 하는 상황인지, 세정과 폴리싱만으로 해결되는지 구분한다.
0. 물뿌려 검사
- 디테일링 세차를 정상적으로 마치고, 페인트클린저로 얹혀진 오염물(다른 물체의 페인트 찌꺼기 등이 달라붙은)을 모두 제거한다.
- 물을 뿌렸을 때 손상이 보이지 않는다면 클리어층만 손상됐으니 폴리싱만 해도 될 것이다.
- 물을 뿌렸을 때 손상이 보인다면 컬러코트까지 손상됐으니 터치업/레벨링을 하는게 맞는데, 혹시 모르니 딱 한번은 폴리싱을 해 본다. 딱 한번 해 보고 차도가 없으면 터치업/레벨링 해야 한다고 생각하자.
이하, 터치업/레벨링은 준비물과 환경이 매우 많이 까다로우니 이걸 만족시키지 못할 것 같으면 그냥 업자한테 맡겨라.
필수 준비물
1. 표면은 상하지 않고 도장만 상한 작업면
- 철판/프라이머층까지 손상됐으면 터치업만으로는 무리가 있다. 판금도색해라.
2. 작업면의 도장코드와 같은 페인트 스프레이 캔
- 언뜻 봐서 비슷한 색으로 하면 나중에 반드시 색이 어긋난다. 아니, 페인트 제조공정의 특성때문에, 같은 도장코드로 발라도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 붓페인트 아니다. 뿌리는 스프레이 캔이다. 붓페인트는 아무리 잘 섞어도 붓에 머금어진 부분이 제대로 안섞여 얼룩이 생긴다.
3. 폴리싱 세트
- 최소한 폴리싱 패드(중간 연마력 패드), 폴리싱 컴파운드(2천방 이하)와 피니싱 패드(고운 패드), 피니싱 컴파운드(3천방 이상)는 갖춰야 한다. 마스킹/커버링 테이프는 큰 도움이 된다. 머신폴리셔가 있으면 더욱 좋은데, 저출력 저속 소형 제품(그... 왁스 바를 때에나 쓸 수 있을것 같은 한손에 쏙 들어오는 컴팩트한...)도 꽤 도움이 된다. 없으면 그냥 팔리싱하고, 굳이 저런 제품을 돈주고 구입하지는 말것. 있으면 적극적으로 사용하자.
필수 환경
4. 비 안오는 건조한 날씨(습도 70% 이하)
- 터치업따위에 습도는 관계없다는 사람도 있는데, 나중에 쉽게 떨어져나간다;;;
5. 비바람 안맞고 먼지 안맞는 주차공간
- 폴리싱을 해야 하기 때문에 먼지 안맞는 주차공간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갖춰지면 더욱 좋은 것들은 그때그때 기록할테니 알아서 새겨들어라.
1) 탈지 https://cafe.naver.com/letsplaywithme/150
- 페인트가 잘 달라붙게 표면의 유분을 제거한다. 제거안하면 터치업 한 페인트가 쉽게 떨어져나간다.
- 탈지세차(주로 습식 페인트클린져 사용)를 하거나, 약국에서 파는 IPA(이소프로필알콜. 대체로 70%짜리)로 작업면을 닦아준다.
- 그것도 어렵다면, 최소한 1회용 안경/렌즈클리너(그... 액정보호필름 구입하면 들어있는 알콜티슈;;)라도 사용한다.
2) 페인트 준비
- 내 차의 도장 코드를 확인하고(운전석 문 열면 B필러 하단 어딘가에 있는 플레이트에 표시돼 있음) 해당 코드의 페인트 스프레이 캔을 준비한다. 중요하니까 다시 말한다. 스프레이 캔을 준비한다. 붓타입 아니다. 마커타입도 아니다. 이미 사둔게 붓이나 마커면 뭐 그냥 쓰시든가.
- 작업전 스프레이 캔을 100회 이상 흔들어 섞는다. 스프레이 캔 아니면 두배쯤 더 흔든다. 내 도장에 펄이 섞여있다? 그러면 또 두배쯤 더 흔든다. 예를 들어 내 스토닉의 플래티넘 그라파이트 ABT 도장은 펄이 들어가있는데, 펄이 들어있으니 캔이면 200회 흔들어야 하고, 붓타입이면 400회를 흔들어야 한다는 소리다.
- 농담이 아니고 정말로 100회 이상 정성껏 흔들어 섞어야 한다. 속에서 금속구슬이 딸깍거리며 안료와 베이스가 골고루 섞이는데, 이 흔들어 섞는 과정을 게을리 하면 중간에 덜 섞인 안료와 베이스가 뿜어져나와 얼룩이 생긴다. 작업 완료 후에 얼룩이 생기는 주 원인.
- 붓페인트나 마커는 아무리 잘 흔들어 섞어도 붓이나 마커 팁에 머금어진 부분이 섞일 수 없기 때문에 무조건 얼룩이 생긴다.
3) 터치업
- 신문지에 스프레이를 한두번 분사해서 노즐까지 차 있던 "제대로 섞이지 않은 페인트"를 분출시켜서 버린다.
- 종이컵에 스프레이를 한두번 분사해서 필요한 만큼 고이게 한다.
- 면봉이나 티슈 찢은것 등으로 페인트를 찍어 손상된 곳에만 페인트를 채워준다. 가급적 멀쩡한 곳에는 바르지 말고. 마스킹하고 바르면 단차만 커져서 레벨링이 힘들어지니 자신의 손기술을 믿어라.
- 열처리 그런거 무리해서 하지 말고, 그냥 24시간 이상 만지지 말자. 하루에 끝내는건 이걸로 밥벌어먹는 사람들의 영역이다.
- 혹시 열처리 하려면 "경화"를 목적으로 페인트 바른 뒤 할 생각하지 말고, 바르기 전 "잘 퍼지고 잘 파고들고 잘 달라붙고 기포 빠지라고" 프리히팅에나 신경써라. 오너용으로 판매되는 보수용 카페인트는 열처리하는 페인트가 아니다.
- 48시간 후에 "덜 메꿔진 곳"이 발견되면 다 메꿔질 때까지 반복작업한다.
- 보수용 카페인트는 길면 하루, 짧으면 반나절만에 기본경화가 끝나서 다음 작업을 진행해도 되긴 된다. 그런데 온도 습도 통풍 등의 외부 조건이 천차만별이라, "반드시 기본경화가 끝나서 다음 작업을 진행해도 되는 시간"을 설정하다 보니 48시간이 됐다.
4) 레벨링 (폴리싱 https://cafe.naver.com/letsplaywithme/188 참조)
- 일반적으로 알려진 방법은 고운 사포로 돌출된 페인트를 샌딩하고 이후 폴리싱하는 방법인데, 멀쩡하던 도장면을 해먹을테니 비추천.
- 마지막 터치업 48시간 후에 돌출된 페인트를 제거한다. 컷팅력이 좋은 고운 컴파운드 사용을 추천하는데, 없다면 컷트용컴파운드+폴리싱패드>폴리싱컴파운드+폴리싱패드>피니싱컴파운드+피니싱패드 순서로 폴리싱의 정석대로 진행한다. 잘 모르겠으면 폴리싱컴파운드로 좀 더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언젠간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폴리싱하는 방법도 있다.
- 피니싱에 연마성 페인트 클린저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 레벨링을 마쳤는데 "덜 메꿔진 곳"이 발견되면 터치업부터 다시 스텝을 밟는다.
여기까지 하면 거의 대부분 깨끗해진 도장면을 얻을 수 있다.
아래는 작업난이도가 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 영역이다. 취급이 매우 까다로운 제품이 섞여있으므로, 각자 충분히 조사해보고, 확신이 들지 않으면 시작할 생각조차 하지 마라. 위에서 진행했던 터치업/레벨링의 난이도를 10 이라고 치면, 아래의 작업은 난이도가 100 정도 된다. 아차 하는 순간 자가복구작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망한다.
5) 심화/응용
- 정석은 컬러코트 위에 클리어코트도 올려야 한다.
- 레벨링 완료 1주일 후 클리어층을 올린다. 무색투명하니까 붓이건 마커건 스프레이건 관계없다. 아래의 블랜딩 신너를 사용하지 않을거면 레벨링 완료 후에 바로 올려도 된다.
- 클리어 덧칠한 직후 미리 준비한 블랜딩 신너(보카시 신나라고도 부르는 그거)로 경계면의 단차를 줄인다.
- 타이밍을 놓친 것 같으면 폴리싱하거나, 초크크리너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응용이다.
- 컬러코트를 의도적으로 얕게 마무리하고, 그 위에 클리어코트를 마저 메꿔올리는 변법도 있다.
표면이 깨끗해졌으면 뭐가 됐건 코팅 올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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