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10일 일요일

pH : 수소 이온 농도 지수

이 글의 원문은 https://cafe.naver.com/letsplaywithme/147 이다. 운영중인 비공개 디테일링 카페에 올려둔 것을 이제 공개한다.

==================================



용어 : pH. "피에이치" 라고 읽는다. "페하"(독일어)라고 읽는 어르신도 있다.

정의 : 수용액에 산성이나 염기성의 척도가 되는 수소 이온이 얼마나 존재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소 이온 농도 지수. 지수가 작을수록 산성, pH 7이면 중성, 클수록 염기성이다.

해설 : "수용액"의 수소 이온 농도 지수이므로, "수성"만 해당된다. 유성인 "WD-40은 산성인가요 중성인가요 염기성인가요?" 라고 물어보면, "수용액이 아니므로 해당사항이 없다https://wd40.asia/clients/WD40_Asia_BF284EEA-5B23-4525-9119-AAAA19DFE37E/contentms/img/sds_tds/Specialist/Korea/SDS_WD-40_Penetrant-KR.pdf"고 해야 맞다. "전기차는 가솔린인가요 디젤인가요 LPG인가요?" 라고 물어보는 겪이다.

산성이냐 중성이냐 염기성이냐 구분하는 지표 자체로만 의미가 있고, 뭐가 더 독하냐 아니냐와는 별개의 이야기.

산성과 염기성이 적당히 만나면 중성이 되는 중화반응을 일으키는데, 이때 화학반응 끝에 "물"이 나온다.

좀 더 자세하지만 그나마 덜 어렵게 쓰인 설명은 https://namu.wiki/w/수소%20이온%20농도%20지수 를 참고하자.



본 포스트에서는 세차에 쓸모가 있는 수준에서만 내용을 정리한다.

또한, 엄밀한 구분 없이 "염기성"과 "알칼리성"을 같은 의미로 표시한다.







산성

산성 케미컬의 특징

산성 케미컬은 물질 표면을 부식시켜 녹이는 특징이 있다. 특히 무기물을 녹이는데 탁월하다. 휠에 잔뜩 고착된 브레이크 분진은 전문가용 산성 휠클리너로 팍팍 제거가 가능하지만, 장시간 반응하면 휠 표면도 부식시켜 얼룩을 만드니 전문가만 사용해야 한다. 

차체에 무기물 오염이 많아 잘 코팅했지만 왠지 세차해도 비딩도 잘 안살고 하면 산성 프리워시나 산성 카샴푸를 이용한 세정을 추가하여 무기물 오염을 제거해서 깨끗한 도장면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


산성 오염

산성 오염의 대표격은 동물성 오염이다. 동물은 단백질로 구성돼 있는데, 단백질의 근간은 아미노산, 산이다. 기본적으로 동물성 오염물은 산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새똥, 벌똥 모두 산성이며, 구토물 또한 위산이 섞여 산성이다. 자동차에 뭍은걸 내버려두면 야금야금 표면을 부식시킨다. 이러한 동물성 오염은 알칼리성 케미컬로 중화반응으로 분해해 세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산성은 부식을 일으키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가 포인트다. 크롬휠에 겁없이 산성케미컬을 뿌리고 헹구는게 늦어지면 돌이킬 수 없는 얼룩이 생긴다.

가끔 출장세차 유튜버들이 "염화칼슘 자국은 식초로 닦는게 최고다"라고 하는데, 무기물인 염화칼슘을 산으로 녹여내는 거니 맞긴 하다. 하지만 알칼리성 APC를 쓰면 중화반응으로 비교가 안되게 쉽게 세척된다는걸 모르는 듯?



알칼리성

알칼리성 케미컬의 특징

분자 구조상 한쪽은 물과 잘 달라붙고, 한쪽은 기름과 잘 달라붙어 물과 기름의 경계를 쉽게 분리시키는 계면활성제, 한마디로 "세제"는 "대부분 알칼리성"이다. "이 약품은 알칼리성으로 만들어야지!"가 아니라, "이 약품은 세정력이 끝내주게 만들어야지!"로 만들다 보니 알칼리성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 알칼리성 케미컬은 어느 타입의 오염이건 어느 정도 세정이 가능하며, 특정 재질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자동차의 거의 모든 곳에 사용할 수 있다. 

이 특정 재질 중에 "알루미늄"과 "왁스코팅층"이 포함돼 있는게 문제.

애노다이징이 제대로 안된 알루미늄 표면에 알칼리성 케미컬이 장시간 반응하면 얼룩이 생긴다. SUV의 스텝몰딩에 통알루미늄을 달았는데 손세차 후 이상한 얼룩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십중팔구 이런 이유. 그래서 PB-1(강 알칼리성)으로 알루미늄 함부로 닦지 말라는거다.

왁스코팅층 또한 기름층인데, 진한 계면활성제와 장시간 반응하면 점점 분해된다. Wax safe한 케미컬들은 적정 농도 적정 반응시간이 명시돼 있으니, 이걸 지키면 왁스층이 손상되기 전에 헹궈낼 수 있다. 대부분의 알칼리성 프리워시가 이렇다. 

세정력도 좋고 기름기도 제거하고 산성 오염과 중화반응도 일으키니, 세차할 때 가장 범용으로 두루 쓰인다. 

동물성 오염인 새똥, 벌레죽은자국, 사람 손으로 만진 기름기, 붙은지 얼마 안된 타르, 도장면의 때(grime) 등등이 모두 알칼리성 케미컬로 해결된다. 심지어 타이어의 갈변(오존 분해 방지제가 산화된 것) 또한 중화반응으로 제거가 가능하니, 오염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알칼리성 APC 딱 하나만 다양한 농도로 희석해서 새똥부터 갈변까지 모두 해결이 된다. 덤으로, 중화반응으로 분해되는 오염은 "물"이 형성되므로, 고압수로 헹구는 것만으로도 아주 원만하게 세정이 된다. 

뒤집어 말하면, 알칼리성 버그리무버를 프리워시처럼 사용할 수도 있으며, 어느 정도 갈변도 제거가 된다. 갈변제거제로 새똥도 분해할 수 있으며, 염화칼슘도 중화시킬 수 있다.

동물/사람의 몸은 약산성이므로, 알칼리성 케미컬과 닿으면 표면이 분해된다. 강알칼리성인 락스에 노출됐을 때 피부가 미끌거리는 건 표면이 녹아서 그런거다. 점막에 닿으면 심하게 자극적이므로, 사용시 장갑과 마스크 착용, 경우에 따라서는 보안경이라도 착용하자.


알칼리성 오염

알칼리성 오염의 대표는 지하주차장에서 맞은 돌가루 섞인 물, 이른바 석회물이 있다. 콘크리트 시멘트 사이에 흘렀던 물이 석회 성분과 함께 차 위에 떨어졌다가 그대로 굳는 경우인데, 너무 늦지 않게 산성 케미컬로 작업하면 원만하게 해결된다.

중화반응만 잘 유도하면 되므로, 케미컬 없이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산성용액으로 알칼리성 오염을 제거하는 시도는 많이 있어왔다. 식초나 약국에서 파는 묽은 염산은 알칼리성인 석회물자국을 제거하는, 널리 알려진 방법이다. 이런거 애매하게 써서 도장면 해먹지 말고, 산성 APC 등으로 가볍게 시도해보고, 차도가 없으면 콘크리트 클리너같은걸로 닦아내는게 월등하게 안전하다.


처음엔 산성이었다가 시간이 지나면 알칼리성이 되는 것으로, (애완동물의) 소변이 있다. 산성일 때 알칼리성 케미컬을 써도 되고, 알칼리성으로 되는 중일때 세정력이 강한 알칼리성 케미컬이나 중성 케미컬을 반복작업하는 것도 좋고, 시간이 오래 지나 모두 알칼리성이 됐을 때에는 (아마도 자동차 실내 시트/매트/카페트일테니) 굳이 산성 케미컬을 쓰지 말고, 그냥 아무 케미컬로 정성껏 반복작업하는게 안전하다.


"세정력이 좋으면 대체로 알칼리성이다" 라는 정도만 기억하면 되겠다.




중성

중성이 아닌 케미컬에 산도조절제를 섞어 pH를 중성으로 만든 제품이 대부분이다. 

산성 철분제거 휠클리너를 비전문가도 원만히 쓰기 위해서 중성으로 만든 것이 대부분의 철분제거제(가 포함된 휠클리너)다. 

실내세정제도 알칼리성이 대체로 훨씬 세정력이 좋지만, 피부와 계속 닿아야 한다는 점, 알칼리와 반응하는 재질(알루미늄/천연가죽 등)이 많다는 점때문에 점차 중성으로 출시되고 있다. 

카샴푸는 "세정력"보다는 "윤활력"에 집중되도록 최근 십수년동안 트랜드가 변화됐고, 이걸 문지르는 고급소재가 천연양모 워시미트인지라, 알칼리성으로 내버려두면 천연양모 워시미트의 수명이 대폭 줄어든다.(오천원 만원짜리면 1년 쓰고 버리면 된다. 4만원짜리를 1년 쓰고 버리면 좀 억울하잖아?) 그래서 요즘 고급 카샴푸는 모두 중성이고, 윤활력이 쩔고, 희석비율도 어마어마한 고농축이다.

문제는 중성 APC 프리워시인데, 몇몇 업체에서 인체 자극을 줄이겠습니다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거지같은 성능의 APC를 우연히 대박쳐버린 것. 그냥 고압수로 쏜 것과 비교하면 훨씬 잘 세정되지만, 알칼리성 APC와 비교하면 마치 아무것도 안한 것처럼 매우 처참한 성능을 보여주는게 현재의 중성 APC들이다. APC 프리워시의 본래 목적이 "본세차 전에 최대한 많은 오염을 제거하여 가급적 안전한 미트질을 도모한다"인데, 중성 APC로는 이게 되질 않아 별로 오염이 많이 제거되지도 않고, 당연히 덜 안전한 미트질이 된다. 이럴거면 프리워시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중성 케미컬을 사용해야만 하면 (닦을 곳이 천연가죽이거나 닦는 도구가 천연양모재질 등) 당연히 중성 케미컬을 쓰는게 맞다. 그런데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알칼리성 케미컬 딱 한번만 써봐라. 차원이 다른 세정력에 중성 케미컬을 갖다 버리고 싶어질거다.

인테리어 클리너인 케미컬가이 이너클린, 림피오 인퓨어, 바인더 프리미엄 인테리어 클리너 모두 중성인데, 모두 꽤 준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하지만 약알칼리성인 오토브라이트 FAB 다이렉트와 비교하면 모두 수준미달.

특이한 예시로, 중성 주방세제가 있다. 세정력이 쩌는 것 같아 도장면에 사용하면 엄청 뽀드득 거리는데, 정체는 "지방 분해제"다. 기름기를 분해제거하는데 특화돼 있단 소리다. 탈지가 어쩌고 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왁스층을 일단 날려버리고 시작한다. 생분해도가 낮기 때문에 세차장에서 사용하면 과태료 대상이라는 걸 잊지 말것.

"천연 재질과 만나야 하면 중성 케미컬이 권장된다" 라고 알고 있을 것.



유성

pH는 어디까지나 "수용액"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므로, 오일 베이스인 유성 케미컬에는 관계가 없다. 다만, "산성이냐? 아니야? 그럼 알칼리성이야? 아니야? 그럼 중성이네" 라는 이상한 논리로 어설프게 무장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유성 케미컬에 "중성"이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니까 이런 놈들이 WD-40을 굳이 "중성"으로 분류하게 만든 멍청이들이야...

물이 섞이지 않은 케미컬은 유성 케미컬이고, pH가 존재하지 않는다. 해당 케미컬의 독자적인 화학작용이 있을 뿐이다.

유성 케미컬에는 "물" 대신 "솔벤트" 등으로도 알려진 시너(thinner/우리 흔히 "신나" 라고 부르는 그거)가 베이스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으니, 잘 모르는 케미컬은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아래는 3pH 세차법이다.

https://cafe.naver.com/letsplaywithme/146

원리를 잘 모르겠으면 그냥 하지 마라....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