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에 다녀와서 마눌님이 바다포도가 먹고 싶다캐서, 바다포도가 있을 법한 가게를 찾아 국제거리를 방황했다.
내 전화기로 마눌님이 찍은 (자기 아이폰은 냅두고;;) |
이것이 바다포도인데, 그냥 뭐 바닷물 맛이 난다. 난 잘 모르겠다.
문제는 이걸 먹으러 간 음식점이다.
저녁 먹으러 간 곳은, 그 뭐시냐, 국제거리 한복판 꽤 손님이 모일 것 같은 자리에 위치한, 일본 전통음식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것 같은 곳이었다.
가격은 안 보고 그냥 바다포도를 파는 것 같아서 들어간 음식점인데.... 속았다. 알맹이는 거의 술집이었다.
가격은 둘째고, 일단 음식 맛이 별로였다.
나는 거의 매일 오키나와 소바를 먹었는데, 제일 맛있었던 곳은 그 일전에 소개했던 24시간 장사하는 집이었다.
최악은 이 집이다.
심지어, 마지막날에 먹은 오키나와 소바는, 돼지고기 절편 대신 스팸 절편을 얹어줬는데, 그것보다도 이집 소바가 맛이 없었다.
"쥬-시"라고 해서, 볶음밥 비슷한 형태의 밥이 있는데, 이 집 쥬-시는 이것도 걍 뭐 그랬다.
뒤통수 제대로 때린 건 나오면서 계산할 때.
맨 처음에 마치 돼지 귀 썰어놓은데다가 양념 버무려놓은 것 같은 자그마한 "기본안주"스러운 걸 줬는데....
이게 이른바 "왔다가 맥주 한 병 시켜서 둘이 나눠먹고 안주 하나갖고 놀다가 가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자리세 값은 해 주세요"와 같은 맥락의, "자리세"다.... -_-;;
알 수 없는 항목이 300엔 찍혀있길래 영수증을 본 마눌님이 이게 그런 거라고 하더라....
맛은 심히 주방장이 의심이 가고, 양은.... 숙소에 돌아와서 사발면이라도 끓여먹어야 하나 싶은 수준이었는데 가격은 최고 클래스. 서비스도 개판. 주문도 제대로 못 받아적어서 음식은 늦게 나오고 -_-;
뭐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곳이니, "단골"이라는 게 의미도 없고 걍 하루하루 새로운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함 들러서 후회하더라도 어차피 내일은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는 곳이니 이 가게의 미래는 내 알바 아니지만...
이런 곳에 들어가지 않으려면, 걍 별다른 이유가 없으면, 관광 명소 근처의 음식은, 어지간히 괜찮다고 소문난 곳이 아닌 다음에야 걍 신경을 쓰지 않는게 낫겠다. (여기서 먹은 오키나와 소바보다 편의점 사발면에 물 부어먹은게 맛있었다.)
월요일 낮에 먹은 토마린 항 옆의 음식점 오키나와 소바. 맛있었고 가격도 괜찮았다.
월요일 밤에 먹은 샘즈 세일러 철판 스테이크. 맛있었고 서비스 좋았지만 비쌌다.
화요일 아침에 먹은 토마린 항 구내 매점 주먹밥. 맛있었고 가격도 저렴했다.
화요일 낮에 먹은 자마미섬 내 유일한 슈퍼에서 산 빵과 나름 맛집(탄포포)에서 사먹은 도시락. 훌륭했다.
화요일 밤에 먹은 고깃집.... 역시 국제거리 한복판의 그럴싸해 보이는 고깃집이었는데 이게 여러모로 쉣더뻑.
일본에서는 고기를 먹을 때 꽤 오래동안 쇠고기를 주로 먹었고, 그래서 샤브샤브처럼 먹는 경우가 많았단다. (카더라 통신이다;)
이놈들, 그래서 고기 구워먹을 줄 모른다.
쇠고기 돼지고기 섞여있는 세트메뉴를 시켰는데..... 불이 저게 뭐야!
숯불에 석쇠라니.... 그럼 고기 기름이 밑으로 다 떨어지겠네...?
그럼 기름이 불이 붙어서 위로 막 불꽃이 솟아오르겠네?
..... 얼음통 갖고와서 집개로 집어다가 얼음을 불 위에 올리고 불 끄더라... -_-;;;
직화로 굽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 불꽃을 막 솟아오르게 하고 구워먹었더니(맛은 좋더라 -_-) 직원이 뛰어와서 진화작업....
오키나와에서 고기 굽는 불판 장사하면 끝내줄 것 같다..
어딘줄 이야기하지 않을 줄 알았지?
여기 맥도날드 밑에 2층에 있는 곳이다.
맛은 있지만 가격은 대따 비싼 고깃집. |
수요일 아침에 24시간 아무거나 파는 곳에서의 식사는 대단히 만족.
수요일 점심에는 수족관 가느라 온나노에키에서 쏘시지 빵으로 감싼 거 먹었는데 뭐 맛은 있었고...
수요일 저녁의 바다포도 먹으러 간 이 집이 워스트 오브 더 워스트.
외전으로 치자면...
목요일 아침에도 24시간 아무거나에서 만족스럽게 먹었고.
목요일 점심에는 이케이비치에서 대충 먹었는데 그럭저럭 괜찮았고.
목요일 저녁에는 타워햄버거를 파는 곳에 갔는데, 이게 또 대박.
금요일 아침에 다시 토마린 항 구내 매점 주먹밥.
금요일 점심에는 아하렌비치 꽤 괜찮다는 식당에서 먹었는데 여기도 맛이 훌륭.
금요일 저녁에는 낯선 곳에서 라면 먹었는데 꽤 괜찮았음.
토요일 아침은 국제거리 끄트머리의 작은 카페에서 스팸 얹힌 오키나와 소바를 먹었는데... 뭐 나름 재미있는 맛이었고 배도 불렀다.
하여간 오늘의 이 집이 여러 모로 최악이었다.
위치는 무려 국제거리 한 가운데.
(위의 바다두부 사진을 다운받아서 EXIF의 GPS 좌표 정보를 보면, 비록 실내에서 찍었지만 상당히 근접한 위치가 기록돼 있다.)
여기 있는 이 가게다.
오키나와 국제거리에서 경험한 최악의 음식점. |
한 줄 요약.
국제거리 한복판에 리스크 없이 먹을만 한 음식점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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